1967년 LA, 심령술사 앨리스(엘리자베스 리저)는 망자의 영혼을 소환하는 일로 생계를 유지한다. 사실 앨리스의 심령술은 두딸을 동원한 사기극이다. 하지만 앨리스는 자신의 일이 살아남은 가족의 슬픔을 달래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 믿는다. 어느 날, 앨리스는 골동품 가게에서 죽은 영혼을 불러내는 도구, 위자보드를 발견하고 집에 들여온다. 앨리스의 막내딸 도리스(룰루 윌슨)는 놀랍게도 위자보드로 심령과 소통하는 능력을 선보인다. 도리스의 능력은 더 많은 고객을 끌어들이지만 맏딸 리나(애너리즈 바소)는 점점 기이한 행동을 일삼는 도리스가 우려스럽다.

2014년 개봉한 스틸즈 화이트 감독의 <위자> 프리퀄 버전이다. <위자: 저주의 시작>은 사건의 배경을 50년 가까이 앞당겨 전편에서부터 헛된 죽음이 반복되던 집에 얽힌 비밀을 밝힌다. 1960년대로 시대를 옮겨온 것은 영화의 색깔을 만들어내는 데 탁월한 선택으로 보인다. 배경에 등장하는 흑백영화와 옛 뉴스 푸티지, 고전적인 촬영방식까지, 영화는 60년대 공기를 한껏 품고 있다. 한 화면에서 포커스가 벗어난 곳에 악령 캐릭터들을 배치하거나 캐릭터들의 로맨스를 맥거핀으로 활용해서 전개를 비튼 점 또한 흥미롭다. 전작에 비해선 장족의 발전이지만 공포 장르로만 놓고 보면 색다른 지점은 없다. 특히 올해 개봉한 제임스 완의 <컨저링2>와 닮은 구석이 많다. 위자보드, 악귀에 씌인 아역, 사연 있는 저택 등 숱한 모티브를 공유한다. 하지만 <컨저링2>의 강렬한 공포에 비하면 그 강도가 약하고 공포 무드를 조성하는 초반은 지루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