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인 집안의 아들인 시나리오 작가 윤호(이경영)는 가야금을 배우러 충주에 온 일본인 하나코와 결혼해 짧지만 깊은 사랑을 나눈다. 하나코가 세상을 떠난 뒤 연인보다 더 깊은 사랑으로 맺어져 살아가는 딸 유메(정인선)와 윤호 곁에는, 10년 넘게 윤호에 대한 사랑을 고백하지 못한 채 윤호 가족을 돌봐주는 하나코의 친구 소라(하희라)가 있다. <몽중인>은 배우 이경영씨가 두번째 감독한 작품이다. 불치병에 걸려 11살에 세상을 떠나야 하는 딸과 아버지의 애틋한 관계나, 평생을 지켜만 보는 외사랑이라는 이야기를 진부하다고 할 수는 없다. 바에서 일하는 트랜스젠더들, 무명 록그룹의 멤버들 등 따뜻한 주변인물 중에는 펄펄 살아 있는 캐릭터들도 있다. 그러나 모든 것을 유메의 `애어른' 같은 대사에만 의존해 풀어가다 보니, 오래 전 한국의 멜로영화들을 연상시킨다. 5일 개봉. 김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