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의 전설들을 회고해보려 한다. 지난 8월27일 세상을 떠난 배우 구봉서와 최근 <연인과 독재자>가 개봉하며 새삼 주목받은 신상옥 감독과 배우 최은희가 그들이다. 오랜 세월 남녀노소 모두에게 두루 사랑받으며, 코미디라는 장르에 유달리 박한 평가를 서슴지 않던 이 땅에서 코미디에 대한 애정을 놓지 않은 채 평생을 희극인으로 살다간 구봉서는 우리 시대의 원조 희극지왕이었다. 그리고 1960년대 한국영화계를 주름잡던 슈퍼스타 커플 영화감독 신상옥과 톱스타 여배우 최은희. 어느 날 홍콩으로 여행 갔던 최은희가 소리 소문도 없이 사라지고 얼마 후 최은희를 찾으러 홍콩으로 떠났던 신상옥 역시 행방이 묘연해진다. 북한으로 납치당했다가 8년이 흐른 후 나타난 신상옥과 최은희. 한국인이 아닌 두 영국인 감독 로버트 캐넌과 로스 애덤은 “이 스펙터클한 이야기를 왜 영화로 만들지 않는지 의문이 들었다”며 <연인과 독재자>를 만들었다. 구봉서와 신상옥, 최은희 그들의 다사다난한 인생 역정을 전하기 위해 한국영상자료원 모은영, 조준형 두 연구원의 글을 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