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공개된 <저수지 게임> 티저 영상에서 주진우 기자가 해외 숙소에서 윗몸일으키기를 하며 ‘그분’을 향해 분노(?)를 터트리고 있다. <인텐션>을 연출한 김지영 감독은 “어떤 장비를 받아서 중요한 작업을 해야 하는데, 그 장비 업체가 장비가 전소됐다는 연락을 준 일도 있었고, 중요한 인터뷰를 해야 할 사람이 고발을 당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고 다큐멘터리를 진행하면서 생긴 어려움을 말했다. 그는 “그런 일들을 예상하지 못했던 건 아니지만, 어쨌거나 잘 진행되고 있다. 내년 상반기 칸을 비롯한 해외 영화제에 이 작품을 먼저 알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는 “가끔 이런 전화가 온다. (후원금) 먹고 튄 거 아냐? 다큐 만들긴 하는 거야? (웃음)”라며 “후원자들이 많은 힘을 보태준 덕분에 다큐멘터리 세편이 잘 진행되고 있다. 그들과 제작 진행 과정을 공유하는 게 당연하다”라고 프로젝트 부를 공개한 이유를 설명했다. 프로젝트 부(不)는 “한자로 아닐 부, 부정부패, 부조리에 대해 안 된다, 거부한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그런 '부'를 대상으로 삼아 파헤치는 프로젝트라는 의미"이기도 하다는 게 김 총수의 설명.

김어준 총수는 봉투 감독을 만나기 전에 여러 다큐멘터리 감독들을 만났다고 한다. 그가 봉투 감독과 함께 이 프로젝트를 진행한 이유는 “봉투 감독(과 그의 작품)이 발랄하기 때문”이라고.

봉투 감독은 “나를 포함한 제작진이 중요한 사람이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의 신분이 노출되면 앞으로 만나야 할 사람들이 우리를 만나주지 않을까봐 걱정돼 봉투를 쓰고 방송에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하하하. 봉투를 쓰고 나오셨네. (얼굴을 가리면) 부를 이름이 있어야 하잖아요. 봉투 감독?”(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지난 9월21일 수요일 저녁 충정로에 위치한 벙커1, 한겨레TV <김어준의 파파이스> 113회 공개방송에서 프로젝트 부가 제작하고 있는 다큐멘터리 세편이 공개됐다. <인텐션>(감독 김지영), <저수지 게임>, <더 플랜>이 그것이다. 이날 방송에서 얼굴을 가리기 위해 봉투를 쓰고 나온 사람이 <저수지 게임>과 <더 플랜> 연출을 맡게된 감독이다(이 기사에서는 편의상 ‘봉투 감독’이라고 부르겠다). <저수지 게임>은 <시사IN> 주진우 기자가 탐정처럼 이명박 정권의 비자금 저수지를 추적하는 “하드보일드한 미스터리 명랑 추적극” 이다. 주 기자와 봉투 감독은 이미 미국 뉴욕, 캐나다 토론토에 건너가 “언론과 대중이 아직 모르는 어떤 사건과 관련된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말을 카메라에 담았”다. 봉투 감독은 “그것이 (비자금 저수지의 열쇠를 풀 수 있는) 진실을 가리키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더 플랜>은 온라인에서 떠돌아다니는 부정 개표 의혹과 관련된 음모론적 스토리를 배제하고, 과학자와 수학자 그리고 통계 전문가들이 개표 숫자들을 재미나게 파헤치는 작품이라고 한다. 한편 김지영 감독은 “세월호가 출항하기 전에 (선체에) 이상이 있었다는 증거를 확보했고, 출항해서 사고가 나기까지의 흔적이 거의 다 복구됐다. 그게 <인텐션>에 담길 것”이라고 새로운 내용을 공개했다. 세편 모두 현재 촬영하고 있다.

프로젝트 부를 지휘하고 있는 김어준 총수는 “세월호 사고를 지켜보면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기록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게 된 계기를 전했다. 진실을 알고 싶어 하는 대중의 열망은 크다. 후원자 1만6천여명이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해 약 20억3400만원을 모아 목표 금액 20억원을 훌쩍 넘겼다. 후원금은 다큐멘터리 세편의 제작비와 홍보•마케팅비로 투입된다(펀드 참여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프로젝트 부 홈페이지(www.projectboo.com)를 참조할 것). <인텐션>과 <저수지 게임> <더 플랜>이 추적하는 진실은 내년 상반기에 밝혀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