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학교 영화영상학과, 연극학부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한국 영화 및 공연의 산실이다. 1960년 연극학과를 설립해 1962년 연극영화과로 바뀌었고, 현재는 영화영상학과와 연극학부로 분리돼 전공별 전문성을 강화했다. 널리 알려진 동국대학교 영화영상학과의 특징은 기획/연출, 시나리오, 제작 기술(촬영, 편집, 사운드, CG애니메이션, 프로덕션 디자인), 영화이론 등 4개의 분야별 트랙으로 구성돼 학부에서 습득할 수 있는 최대치의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뒷받침해주는 영화이론부터 제작, 사운드, 시각효과까지 다양한 전공의 교수진 12명이 포진해 있다. 15학번 영화영상학과 부회장인 권도한 학생은 “2학년인데 벌써 제작실기 메인 스탭으로 촬영감독을 하는 친구들도 많다. 촬영, 사운드, 편집, CG애니메이션 등 세부 전공에 대한 심화 실습 수업들이 몇개씩 있어 선택의 폭이 넓은 게 장점”이라고 말한다.
영화영상학과 부회장 15학번 권도한 학생, 영화영상학과 15학번 김윤정 학생(왼쪽부터).
다른 예술분야와의 통섭
한편, 영화영상학과 학과장 박종호 교수는 “기본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거쳐, 이번 학기부터 커리큘럼에 변화를 줬다고 밝힌다. “세부 전공에 대한 심화교육은 유지하되, 일찍부터 전공을 정해 일로서 접근하게 되면 잊을 수 있는 ‘내가 왜 영화를 좋아했는지’ 그 이유를 상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학생들에게 일깨워주려는 또 한 가지는 ‘좋은 영화감독이란 무엇인가’다. 지식이 있어도 체화되지 않으면 소용없다. 영화를 기능적으로 잘 만드는 것 외에도, 올바른 관점을 지닌 작가로서 영화를 만들 수 있도록 교육하려 한다.” 그에 따라 올해 신설된 과목들은 영화를 즐길 수 있는 수업들이 많다. 고전영화들을 보며 기본기를 다지자는 목적이다. 다큐멘터리 강의도 신설해 상업 극영화 이외의 장르 역시 다루며 영화의 본질로 복귀하고자 한다. 이런 고민을 기반으로 동국대에서 특화한 교육은 예술창작조사방법론과 지역과 예술교육이다. “어떤 것을 만들 때, 그것이 ‘자신이 충분히 체화한 것이냐’ 하는 고민이 중요하다”는 박종호 교수의 지론대로, 예술창작조사방법론에서는 프리 프로덕션 기간에 치밀한 조사와 학습을 통해 자기 기반을 만드는 법을 익힌다. 지역과 예술교육의 연계는 계층간의 벽을 허물 수 있는 방법이다. 학교생활우수인재 전형으로 합격한 15학번 김윤정 학생은 “내가 사는 안산엔 다문화가정 학생들이 많다. 다문화가정에 대한 인식개선 프로젝트를 진행해 다큐멘터리 영상을 제작했는데, 박종호 교수님께서 이를 제작자로서 좋은 자질이라고 하시더라”고 귀띔한다. 예술인으로서 삶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은 예술대학 안에서의 융•복합 사업으로 이어진다. “아이디어는 영화 공부 하는 사람들에게서만 나오지 않는다. 사고를 영화에만 가둬두지 않고, 다른 예술분야와의 통섭을 통해야 창의적인 인재를 양성할 수 있다. 예술대학장 정재형 교수가 융•복합 교육을 밀어붙이는 중이다.” 영화평론가 유지나 교수, 정재형 교수 등이 포진해 깊이 있는 이론 수업들을 확보하고 있는 동국대학교는 예술과 젠더, 영화와 회화, 융•복합매체분석 등 이론에 기반한 융•복합 강의를 선보인다. 또한 타 학과인 미술학부의 공간과 디자인, 건축과 삶, 연극학부의 프로덕션 디자인 테크놀로지1 등을 전공과목으로 인정하며 타과와 교류를 확대해가고 있다. 나아가 예술대 안에 융•복합연계전공이라는 새로운 트랙을 신설할 계획이다. 권도한 학생은 “정재형 교수의 강의를 들으면, 영화 한두편을 더 찍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역사적 맥락과 지식, 여러 예술의 시각에서 영화를 볼 줄 아는 게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된다. 또 정수완 교수님의 강의는 이론과 역사적 배경뿐 아니라, 예술인으로서 영화를 어떻게 대해야 할 것인가를 깨닫게 해준다”고 말한다.
이론만큼 깊이 있는 실습수업
이론의 깊이만큼이나 실습수업도 탄탄하다. 1학년 때는 영화제작과정의 이해를 통해 영상물을 제작하고, 2학년부터는 워크숍을 통해 본격적으로 영화를 제작한다. 학기 중 일주일에 한편씩 단편을 제작하고, 연출, 촬영, 사운드, 조명 각 파트를 돌아가면서 맡아 모든 역할을 경험해본다. 권도한 학생은 “2학년 땐 1학기에 6편씩, 3, 4학년 때는 1학기에 1작품씩 4작품 정도는 하게 된다. 의지에 따라 학과 과정 중 20개 이상의 작품에 참여할 수 있다”고 말한다. 타 학교에는 없는 사운드전공 심화과정도 장점이다. 김윤정 학생은 “4년제 대학교 중, 사운드를 배울 수 있는 건 동국대가 독보적일 거다. 담당 교수님이 따로 계실 정도”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큰 장점 중 하나는 학생들이 자유롭게 왕래하며 이용하는 충무로 영상센터다. “컴퓨터가 100대 이상 갖춰진 후반작업실이 제공된다. 실습을 하거나 개인작업을 할 때에도 예약만 하면 어느 때나 이용할 수 있다”는 학생들의 전언이다. 이론과 실기, 작가로서의 정체성과 인성을 다지는 교육과 전문 기술을 훈련하는 심화교육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동국대학교의 앞날은 그 역사만큼이나 길고 밝다.
동국대학교 소개
올해로 개교 110주년을 맞이한 동국대는 여러 국책사업에 선정돼 학생들에게 다양한 교육 및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학부교육선도대학(ACE) 육성사업, 산학협력선도대학(LINC) 육성사업, 일학습병행제(IPP) 지원사업, 소프트웨어(SW) 중심대학 지원사업 등 정부지원사업들을 운영 중이다. 융•복합 교육 프로그램도 동국대의 특징이다. 동국대는 공과대학 학생들을 위해 인문학적, 소프트웨어적 소양을 기반으로 공학 전반을 통찰할 수 있는 다빈치(Dongguk Academy Value Identity Neutrality Creativity Internationality)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한편, 인문•사회•예체능•자연계열들엔 SW강좌인 ‘소프트웨어와 미래사회’ 수강을 의무화하여, 종합적 사고방식을 길러주는 융합형 교육을 추구한다. 동국대는 2016년 미래창조과학부 주관 소프트웨어 중심대학 지원사업 대상으로 선정돼 최대 6년간 106억원 규모의 사업비를 받아 소프트웨어 인력 양성에 집중할 예정이다. 또한, 사회 맞춤형 인력 양성을 위해 특성화 교육과 산학협력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며, 6년 연속 창업선도대학에 선정돼 국고 지원을 받아 학생들의 창업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수시전형
동국대는 2017학년도 수시모집으로 전체 모집인원 중 61%에 해당하는 총 1828명을 모집한다. 이중 예술대학의 영화영상학과는 총 18명을, 연극학부는 총 30명을 수시로 선발한다. 영화영상학과는 DoDream 전형으로 8명, 학교생활우수인재 전형으로 5명, 논술우수자 전형으로 5명을 뽑으며, 연극학부는 연기 특기자 전형으로 30명 전원을 뽑는다. DoDream 전형과 학교생활우수인재 전형은 1단계(3배수)에서 서류심사 100%로 선발하고, 2단계는 1단계 성적 70%와 면접 30%를 합해 선발하며 대학수학능력시험 최저학력기준이 적용되지 않는다. 논술우수자 전형은 학생부(교과) 40%, 논술시험 60%를 반영해 선발하며, 대학수학능력시험 최저학력기준이 적용돼 국어/수학(가형 또는 나형)/영어/(사회 혹은 과학)탐구 중 2개 영역의 등급 합이 4 이내여야 한다. 연극학부는 연기 특기자 전형으로 1단계(10배수)에서 기초실기 100%만으로 선발하고, 2단계에서는 학생부(교과) 40%와 종합실기 60%를 합해 선발한다. 특기자 전형엔 대학수학능력시험 최저학력기준은 없다. 원서접수는 9월19일부터 21일 오후 6시까지. 자세한 사항은 동국대학교 홈페이지를 참조할 것.
“예술가로서 완전한 필름메이커를 키워내려 한다”
박종호 동국대학교 영화영상학과 학과장 인터뷰
-동국대가 지향하는 인재상은.
=우리는 예술가로서 완전한 필름메이커를 키워내려 한다. 사회적 책임과 의식을 갖춘 한편, 직업인으로서 전문성을 담보한 필름메이커다.
-무엇보다 예술인의 소양을 우선시하는 것 같다.
=그렇다. 그를 위해선 주체적으로 창의력과 사고력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 융•복합 교육과 더불어 학생이 교육의 주체로 나서는 수업을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예술창작조사방법론, 지역과 예술교육이 이런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PBL(Problem-Based Learning)이라는 자기주도형 문제중심 교육방법론을 교육과정에 도입해, 수업 주도권을 학생에게 주는 수업들이다. 서울캠퍼스에 PBL 강의실 2실이 마련돼 있다.
-올해 커리큘럼의 변화는 어떤 의미인가.
=외형적 트랙은 변화가 없지만 영화감상 수업, 다큐멘터리 수업 및 융•복합 과목이 신설되고 PBL 학습법이 도입되면서 교과목과 교육과정은 바뀌었다. 요즘 영화교육의 트렌드가 제작과 실습 위주로만 돌아가는 경향이 있는데, 우리는 오히려 이론 트랙을 강화하면서 결과보단 과정에서 학생들이 많은 고민을 할 수 있도록 배분했다. 영화가 당연한 일이 되기에 앞서, 학생들에게 영화를 좋아했던 즐거움을 다시 찾아주는 게 우선이다. 좋아서 하는 게 영화이지 않나. 그를 기반으로 작가적 소양을 기르고, 작가로서 지역에 대한 책임감과 올바른 관점을 키워주고자 한다. 또 하나, 교육과정에서 중요한 건 결국 리뷰다. 우리는 워크숍 시사회가 끝나면 하루 종일 토론을 벌인다. 이렇듯 교육을 질적으로 강화하지만, 제작 트랙에 소홀하겠다는 건 아니다. 영상대학원과 연계하여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법도 모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