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까다로운 미식가들을 사로잡은 덴마크 코펜하겐의 요리사 르네 레드제피에 관한 다큐멘터리다. 르네가 만들어내는 음식에는 뭔가 특별함이 있다. 그가 운영하는 레스토랑 ‘노마’의 모든 것이기도 하다. 노마는 덴마크어로 북유럽을 뜻하는 노르디스크(nordisk)와 음식의 마드(mad)가 결합된 말이다. 뜻 그대로 노마에서는 북유럽의 제철 식재료로 음식을 만든다. 이 원칙이 철칙은 아니다. 르네는 토종 식재료를 고집하는 이유에 대해 “식재료를 혁신적으로 활용해보자는 취지”라고 거듭 말한다. 음식에 계절과 시간, 공간성까지도 켜켜이 담겠다는 야심찬 선언의 말이다. 그는 ‘북유럽 스타일’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기 훨씬 전인 2003년에 노마를 열어 탐험가처럼 음식의 신세계를 발견해가기 시작한다.
처음 보는 식재료들로 멋들어진 음식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지켜보는 건 즐겁다. 노마가 ‘월드 베스트 레스토랑 50’에 여러 차례 1위에 오른 이유를 납득시킬 만큼이다. 르네의 철학을 담기 위해 영화는 노마에 식재료를 납품하는 현지 농부, 어부, 버섯 채집가를 차례로 만나고, 노마에서 일하는 중요 스탭들의 이야기도 함께 버무린다. 르네가 직접 몸에 카메라를 장착하고 찍은 듯한 1인칭 시점의 영상과 주방의 희로애락을 담은 고속과 정속 촬영의 영상은 드라마를 만들어낸다. 이 영화는 르네의 성공과 좌절, 그 극복의 서사를 무려 4년간 좇았다. 하지만 르네에 대한 애정이 너무도 또렷이 보여 어느 순간 그에 대한 상찬의 자서전을 보고 있다는 인상을 들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