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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뉴스] 잦은 오역, 지나친 의역, 여성 비하 등 영화 번역 관련 논란 이어져
송경원 2016-07-15

<수어사이드 스쿼드>

‘#박지훈보이콧.’ 7월12일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에 보기 드문 해시태그가 등장했다. 8월4일 개봉예정인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번역을 맡은 박지훈 번역가에 대한 보이콧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기 시작한 것이다. 예고편 자막에서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멤버인 할리 퀸(마고 로비)이 존댓말을 사용하며 영어에는 없는 ‘오빠’라는 호칭마저 사용한 것이 문제의 발단이었다. 팬들은 원작에서 조커 이외 어떤 남성도 인정하지 않는 할리 퀸 캐릭터를 망친 번역이라며 번역가의 교체를 요구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워너브러더스코리아쪽은 “논란이 된 예고편 자막에는 박지훈 번역가가 참여하지 않았고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했다”며 해명에 나섰다. 현재 논란이 된 자막은 수정된 상태다.

하지만 이번 논란은 그동안 꾸준히 쌓여온 불만과 불신의 결과로 보인다. 박지훈 번역가는 지난 3월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을 맡았을 때도 유사한 논란에 시달린 적이 있다. 멜리사 매카시 주연 <스파이>(2015)의 경우에는 여성비하 논란에 시달리기도 했다. 사실 번역에 대한 지적은 어제오늘 일도 아니고, 박지훈 번역가만의 문제도 아니다. 최근 GG 이진영 번역가의 <나이스 가이즈>(2016)는 지나친 의역으로 구설에 올랐다. 물론 의역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차이를 두고 과소 과열된 반응을 보이거나 번역가의 과거 사례까지 뒤져 인신공격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이번 사태를 해프닝으로 넘겨선 안 되는 것은 번역이 영화 전체의 맥락과 의미를 결정짓는 중요한 작업이기 때문이다. 개별 영화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신뢰받는 전문가가 필요한 작업임에도 불구하고, 현재는 소수의 번역가가 직배사와의 오랜 관계를 바탕으로 다수의 번역 작업을 독점하고 있다. 직배사는 물론 관객의 신뢰와 선택을 받을 수 있는 새로운 인력 공급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이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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