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이하 브렉시트)가 지난 6월23일 공식화됐다. 할리우드 스튜디오와 영국영화계는 브렉시트의 악영향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치러지기 전부터 영·미 미디어 산업 관계자들은 콘텐츠 제작지원펀드나 관세 혜택을 예로 들며 영국의 EU 잔류를 강력히 주장해왔다. 배우 패트릭 스튜어트, 대니얼 크레이그, 베네딕트 컴버배치, 헬레나 본햄 카터, 키라 나이틀리 등과 영화감독 대니 보일, 스티브 매퀸 등은 일찍부터 “영국이 EU 안에 머문 덕에 콘텐츠 산업이 큰 규모의 국가간 협력 없이도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었다. 만일 영국이 EU에서 탈퇴한다면 우리의 경쟁력이 무너질 수도 있을 것이다”라는 내용의 공동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엎질러진 물이 되고 말았다.
최근 <BBC>와 시대극 TV시리즈 <전쟁과 평화>를 공동 제작한 바 있는 웨인스타인 컴퍼니 회장 하비 웨인스타인은 브렉시트를 “재앙”이라 불렀다. “많은 방송사가 유럽에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종종 불편한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을 것이다. 콘텐츠 브랜딩의 관점에서 영·미간 영화와 TV산업은 아주 긴밀할 수밖에 없다. 이번 일은, 특히 영국의 젊은 영화 제작자들에게 더욱 중요한 사안이 될 것이다.” 사실상 세제 혜택과 지역 보조기금 의존도가 높은 독립 영화인들에게는 브렉시트가 상당한 타격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한쪽에선 브렉시트의 긍정적 효과를 기대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워너브러더스, 디즈니, 마블, 루카스필름, 유니버설과 폭스 등 많은 스튜디오가 영국에서 후반작업을 진행한다. 만일 파운드 가치의 하락세가 지속된다면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은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사운드 등 후반작업을 완료할 수 있다. 하지만 영국의 영화 관계자들은 “현재로선 아무도 앞일을 짐작할 수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어 ‘포스트 브렉시트’의 추이는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