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에 의해 벌어지는 초자연적인 현상, 과연 빠져나갈 구멍은 있을까? 그래픽 노블 작가인 클레이(존 쿠색)는 공항에서 가족들과 통화하고 있다. 그런데 마침 휴대폰의 배터리가 떨어져 공중전화에서 통화를 이어나가던 차에 이상한 광경을 목격한다. 휴대폰으로 통화를 하던 사람들이 하나같이 정신을 잃고 주위 사람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기 시작한 것이다. 가까스로 공항을 벗어난 클레이는 이 사건이 휴대폰 전파가 닿는 모든 곳에서 벌어지는 일이란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생사도 모르는 아내와 아들을 찾아 위험한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파라노말 액티비티2>(2010) 등을 연출했던 토드 윌리엄스 감독의 <셀: 인류 최후의 날>은 스티븐 킹의 소설 <셀>을 원작으로 한 영화다. 스티븐 킹이 직접 각본에 참여해 주목을 받은 이 영화는 기본 설정만으로도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특히 휴대폰을 사용한 사람들이 마치 좀비처럼 변한다는 전염병과 같은 초자연적 현상은 우리 일상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기 때문에 더 큰 몰입감을 선사한다. 즉 모든 사람이 전자기기로 연결된 현대사회에 대한 불안감을 효과적으로 자극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야기의 긴장과 영화적 재미는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특히 원작 소설과 다른 길을 걷는 후반부에 들어 영화는 엉성한 설정과 무리한 전개를 거듭하며 관객을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결과적으로 가장 중요한 장면인 마지막 클라이맥스에서조차 어떠한 감정이입도 끌어내지 못하는 불친절한 영화로 남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