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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할리우드 겨냥한 트럼프의 전략적 행보
안현진(LA 통신원) 2016-05-24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는 리얼리티 쇼 <어프렌티스>(사진)에서 “너 해고야!”라는 유행어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그가 언론 대응에 능한 이유를 이런 리얼리티 쇼 호스트를 한 경험 때문으로 분석하는 의견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가 “사실상 공화당 후보”로 불리는 날이 다가왔다. 부동산 재벌인 트럼프는 대선 캠페인 비용을 대부분 스스로 충당해왔고 자급자족이 가능한 그의 캠페인 운영방식은 자랑거리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미국 대선에서 펀드레이징으로 모이는 천문학적인 금액은 당선을 가늠케 하는 지표의 하나이기에 제 아무리 트럼프라 한들 펀드레이징을 소홀히 할 수는 없는 법이다. 5월 현재 힐러리 클린턴의 모금액은 2억5600만달러를 넘어섰으나, 트럼프 캠프의 모금액은 5100만달러에 불과하다. 그래서인지 트럼프 진영은 오는 5월25일 로스앤젤레스를 시작으로 10억달러를 모금하는 50회의 행사를 시작한다. 특히 트럼프가 선거자금 관리 담당으로 할리우드 제작자이며 재정 전문가인 스티븐 누친을 선택한 이후로, 할리우드에서는 누가 이 행사에 참석할까를 두고 관심이 모이고 있다. 랫팩-듄 엔터테인먼트의 설립자 중 하나인 누친은 <아바타> <엑스맨> 프랜차이즈, <레고무비>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등을 제작했으며, 릴레티비티 미디어의 공동 대표를 역임했다.

누친의 참여로 트럼프를 지지하는 세력이 늘어날 거란 우려의 시선도 있다. 연줄을 중요시하는 할리우드의 분위기 때문이다. 트럼프를 지지하는 인사들로는 존 보이트, 찰리 신, 빈스 본 등이 있다. 물론 이들과 반대의 지점에 선 사람들도 있다. 수잔 서랜던, 조니 뎁, 제니퍼 로렌스는 트럼프에게 f-워드를 날리는 대표적인 영화인들이다. 다큐멘터리 <에이미>로 오스카상을 수상한 아시프 카파디아 감독은 ‘보이콧 트럼프’를 외치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에 대한 할리우드의 반응을 살피는 것은 중요하다. 그동안 빌 클린턴, 버락 오바마 등이 할리우드의 지지를 받아 대선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랐기 때문이다. 할리우드를 겨냥한 트럼프의 전략적 행보를 주목해야 할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