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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타] 거짓과 진실의 미로 - <아가씨> 김민희, 하정우, 조진웅, 김태리
씨네21 취재팀 사진 백종헌 2016-05-24

박찬욱 감독의 신작 <아가씨>는 막대한 부를 상속받은 귀족 아가씨(김민희)와 그녀의 재산을 노리는 백작(하정우), 그에게 고용된 하녀(김태리) 그리고 아가씨의 후견인(조진웅)에 대한 이야기다. 전작들처럼 금기를 넘어선 감정을 모티브로 하는 영화는, 속고 속이는 관계 속에서 내밀히 싹트는 사랑과 배신, 그리고 거짓과 진실의 미로에 인물들을 몰아넣는다. 하녀의 시점에서 보여지는 1부, 아가씨의 시점에서 보여지는 2부는 세라 워터스의 원작 <핑거스미스>와 비슷하지만, 전지적 시점에서의 3부는 원작보다 명쾌하며 진취적이다. 원작과 또 하나 달라진 점은 아가씨와 하녀의 이야기에 백작과 후견인의 역할이 커지며, 이야기를 그려낼 팔레트의 칸을 넓혔다는 것. 대립항이 커진다는 것은 역으로 진보적인 포즈를 가능케 한다는 것이니 원작의 팬이라도 남성 캐릭터의 지분이 커진 데 대한 노파심은 내려놓자. 각각 다른 색채의 칸을 채워내며 다양한 욕망의 층위를 아우를 얼굴로는 신구 배우들이 조화롭게 등장한다. 김민희, 김태리, 하정우, 조진웅까지 한폭의 다채로운 그림으로 어우러진 네명의 배우들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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