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를 거의 보지 않는다. <미생>과 <응답하라> 시리즈(‘1997’ 제외)도 안 봤으니 말 다한 건가? <태양의 후예>에도 물론 관심 없다. <태양의 후예>도 나에게 관심이 없는 건 함정. 하지만 그런 내가 처음부터 끝까지 본방사수한 드라마가 있다. 2013년에 방영됐던 <직장의 신>이다. 사실 다른 드라마와 비교되는 <직장의 신>만의 뚜렷한 매력이 있어서 그랬던 건 아니다.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다. 어쩌다 보니 어른이 된 것처럼. 3년이 지난 지금, 드라마보다 기억에 남은 건 주제곡 <멀리서 안부>다. 이 노래가 엔딩에 나올 때마다 너무 좋았던 기억이 난다. <멀리서 안부>는 확실히 웰메이드 발라드다. 윤하의 목소리, 애절한 멜로디, 그리고 내내 소리를 지르면서도 늘 잃지 않는 묘한 절제미. 모두 좋았다. 나는 몇년 전 ‘한국 발라드의 가장 찌질한 순간 톱10’이라는 글에서 윤종신의 <나의 안부>를 1위로 꼽은 적이 있는데, 이 노래의 제목에도 ‘안부’가 들어가는 건 우연만은 아닌 것 같다. 나는 이별노래 중에서도 이런 관점의, 이런 서사가 담긴 이별노래를 특히 더 사랑하나 보다. 하지만 <나의 안부>가 살짝 센 척하려다가 더 지질해지는 노래라면 <멀리서 안부>는 시종일관 깨질 것 같은 자신을 보호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화자의 절박함이 드러나는 노래다. “다가오지 마! 건드리지 마!”라고 외치고 있지만 실은 누구보다 커다랗게 열망하고 있는 어떤 마음. 그러나 막상 그 순간이 오면 놀라서 상처받을까 지레 뒷걸음치는 그런 사람. “소중한 뭔갈 갖는 게 두려워요”, “얼려둔 내 마음을 녹이지 마요”, “숨겨둔 내 마음을 읽지 말아요”. 이 노래를 오늘 50번 들었고, 나에 대해 50번 생각했다. 크… 이번 글 #감성폭발 #김봉현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