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한창인 지금, 영화도시 전주로 떠날 시간이다. 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가 4월28일 오후 7시 전주 영화의거리 내 야외상영장에서 펼쳐진 개막식을 시작으로 열흘간 여정의 닻을 올렸다. 개막식에 앞서 진행된 레드카펫 행사에는 임권택 감독과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명예집행위원장, 배우 장미희, 이번 회고전의 주인공 필립 그랑드리외 감독, 장 프랑수아 로제 시네마테크 프랑세즈 수석프로그래머 등 국내외 수많은 영화인이 참석했다. 영화제 내내 여러 이벤트가 펼쳐질 드넓은 야외상영장이 관객으로 가득 채워진 가운데, 개막식 사회자 배우 이종혁과 유선의 위트 있는 진행으로 행사를 이끌었다.
“영화제가 지난 16년 동안 올곧게 지켜왔던 ‘대안’, ‘독립’ 두 정체성을 더 확고하게 하겠다.” 무대에 오른 김승수 조직위원장은 영화제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며 힘주어 개막 선언을 외쳤다. “영화의 본질은 그것을 만드는 기술에 있는 게 아니고, 자유로운 표현에 있”다는 그의 소신 있는 발언은 모인 사람들의 뜨거운 갈채를 받았다. 올해 처음으로 전주국제영화제를 이끄는 이충직 집행위원장은 “영화라는 매체가 있어 우리가 여기 함께 모인 공동체가 될 수 있다”는 따뜻한 말로 관객을 맞았다. 또한 그는 “현대예술과 전통적인 도시가 만나 일어나는 감흥을 느끼자”고 영화제의 독보적인 가치를 강조했다. 올해 여러 부문의 경쟁작들을 심사할 심사위원 14명도 무대에 올라 인사를 전했다. 이어서 로베르 뷔드로 감독의 작품 소개, 작곡가 데이비드 브래드의 피아노 연주와 더불어 개막작 <본 투 비 블루>(2015) 상영이 시작됐다. 문을 활짝 연 전주국제영화제는 개막작부터 5월7일 밤 상영될 폐막작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디지털 리마스터링>(2016)까지 45개 나라에서 온 211편의 작품과 공연, 전시, 강연 등 다채로운 행사로 영화와 축제를 사랑하는 이들을 맞이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