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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존재를 외치다 <신을 믿습니까?>
김보연 2016-04-20

작은 교회의 목사인 매튜(테드 맥긴리)는 길거리에서 전도를 하는 초라한 행색의 남자에게 큰 충격을 받는다. 총을 겨눈 강도 앞에서도 두려움 없이 신의 존재를 외치는 모습에 많은 걸 느낀 것이다. 매튜는 이날 가진 생각을 바탕으로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의 삶을 바꿔야 진정한 기독교인이라는 설교를 열정적으로 펼친다. 그리고 이 자리에는 사고로 딸을 잃은 부부, 비기독교인에게 기도를 권했다가 고소를 당한 응급구조요원, 새로운 삶을 살고자 하는 범죄자 등 다양한 이들이 있다.

제목이 노골적으로 암시하듯 <신을 믿습니까?>는 개신교의 가치관을 직접적으로 내세우는 영화다. 이 영화에는 전쟁의 트라우마로 고통받는 전직 군인도 있고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해 자살을 결심한 소녀도 있으며, 불치병에 걸린 가난한 노인도 있다. 이처럼 다양한 고민을 가진 인물들이 있지만 영화는 이들에게 단 한 가지 해결책을 제시한다. 바로 신, 좀더 정확히 말해 ‘하나님’을 믿고 그 뜻대로 행동하라는 조언 말이다. 비기독교인이라면 이를 받아들이기 힘들 수도 있지만 이를 보편적인 휴머니즘으로 생각하면 의외로 이해하기가 어렵지 않다. 나쁜 짓을 하지 말고 주위의 어려운 이웃들을 돌보라는 매우 기본적인 이야기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몇몇 에피소드에서 결정적인 순간마다 신의 존재를 보여주기 위해 작위적인 설정이나 신의 기적을 동원해 갈등을 간단히 해결해버리는 전개는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다. 신의 존재를 보여주더라도 최소한의 극적 개연성은 지켜야 했던 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을 남기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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