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공주를 질투한 이블 퀸(샤를리즈 테론). 그런 그녀에게 숨겨진 동생 아이스 퀸(에밀리 블런트)이 있었다. 자신의 힘을 자각하기 전의 아이스 퀸은 사랑을 위해서라면 모든 권력을 버릴 수 있는 순정녀였다. 그러나 연인의 배신으로 아이를 잃으면서 모든 것을 얼려버릴 수 있는 아이스 퀸이 된다. 아이스 퀸은 사랑에 대한 증오를 왕국의 법칙으로 삼고 아이들을 잡아다가 병력으로 키운다. 어릴 적부터 두각을 나타내던 에릭(크리스 헴스워스)과 사라(제시카 채스테인)가 최고의 정예멤버로 자란다. 그러나 두 사람의 마음에는 증오와 경쟁심보다 사랑이 싹튼다. 두 사람은 금기시된 사랑을 이루기 위해 왕국을 떠나기로 모의한다. 그러나 이 모든 계획을 알게 된 아이스 퀸은 이들의 사랑을 시험에 들게 한다.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의 속편인 이 작품은 1편의 이야기 전후를 오가며 영리하게 빈 곳을 메운다. 1편이 <백설공주>의 모티브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의 변주를 시도했다면, 2편에서는 헌츠맨을 전면에 내세우고, 백설공주 이야기를 삭제한 만큼 우리가 알던 동화와는 다른 전개를 지닌다. 선악 대결구도에 치중된 1편에 더해 신과 인간의 대결이라는 다른 축을 생성한다. 1편에 비해 거울의 역할이 대폭 축소된 대신, 아이스 퀸은 마치 거울을 인격화한 인물처럼 그려진다. 주인이 누구냐에 따라 그 성격이 달라지는 거울처럼, 아이스 퀸은 단단하면서도 흔들린다. 그러나 지극히 단선화된 캐릭터와 익숙한 이야기 전개에 기반을 둔 이 작품은 ‘어른을 위한’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할 정도로 순수한 동화에 가까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