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나라에서 울트라맨들이 평화롭게 수련을 이어나가고 있던 어느 날, 우주감옥에 갇혀 있던 ‘다크 울트라맨’ 베리얼이 풀려나 울트라 행성을 습격한다. 강력한 베리얼의 힘에 온갖 울트라맨들이 속수무책으로 쓰러지고 행성은 얼어붙고 만다. 겨우 살아남은 히비노 미라이는 용맹한 지구인 레이(미나미 쇼타)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행성을 구하기 위해 배회하던 두 사람은 베리얼 부하의 공격을 받게 되고, 무장하지 않은 울트라맨(구로베 스스무)과 울트라세븐(모리쓰구 고지)이 그들을 구해준다.
<파워레인저> <가면라이더> 등 여러 특촬물을 연출해온 사카모토 고이치가 특촬물의 원조 격인 <울트라맨> 시리즈를 만났다. 시뻘건 배경 뒤로 괴수를 물리치는 오프닝부터 대번에 주목을 끈다. 특촬물 특유의 육체적인 액션과 CG를 통한 화려한 비주얼, 이 둘의 적절한 배합은 전통의 시리즈를 이끄는 베테랑 감독의 노련함을 돋보이게 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베리얼이 감옥을 벗어나 울트라 행성을 파괴하는 시퀀스 역시 다양한 울트라맨들을 쏟아내듯 등장시키면서 장중한 규모를 드러낸다. 그러나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면서 영화는 그 민첩함을 금방 포기해버린다. 말끔하게 진행되던 초반과 달리 새로운 캐릭터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그에 대한 구구절절한 소개가 이어져 전개의 밀도가 확 떨어진다. 향후를 위한 배경이라 치더라도 상세한 설명을 경유해 소개한 캐릭터들이 이후 뚜렷한 활약상을 거의 보여주지 못한다는 점은 <극장판 울트라맨: 우주 몬스터 대결전>의 명백한 패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