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촬영한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스틸. 사진제공 마블
할리우드가 조지아주의 성소수자 차별 법안 제정을 막아섰다. 공화당의 텃밭인 조지아주 의회는 지난 3월16일 종교적인 신념에 따라 성소수자를 차별할 수 있도록 하는 종교자유법안(HB757)을 가결했던 바 있다. 이 법안은 종교인들이 동성간 결혼식 집도를 거부할 수 있는 ‘목사보호법’과 종교와 관련된 비영리 단체나 학교가 동성결혼에 반대해도 비과세 혜택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 ‘수정헌법 제1조 보호법’을 합친 것이다. 개인 업주들이 종교적 신념에 따라 성소수자 직원을 채용하지 않거나 성소수자 고객에게 서비스를 거부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 또한 담고 있는 노골적인 성소수자 차별법이다.
이에 월트 디즈니사는 “월트 디즈니사와 마블 스튜디오는 어떠한 차별도 반대하는 기업”이라며 “네이선 딜 주지사가 종교자유법안에 서명하면 앞으로 조지아주에서 어떤 영화나 드라마도 촬영하지 않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마블 스튜디오는 조지아주 애틀랜타 파인우드 스튜디오에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2>를 촬영 중이며, 지난해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앤트맨> 등 조지아주에서 248편을 촬영해 약 17억달러의 경제적 이득을 안겼다. 워너브러더스와 <HBO> 등의 모기업인 타임워너와 웨인스타인 컴퍼니, 넷플릭스 또한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앤 해서웨이, 세스 맥팔레인, 줄리언 무어 등 영화계 인사 34명은 공동으로 네이선 딜 조지아 주지사에게 편지를 보내 법안에 서명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할리우드 외에도 코카콜라, 미국프로풋볼(NFL) 사무국, 소프트웨어 업체 세일즈포스 등이 줄줄이 보이콧 성명을 낸 가운데, 네이선 딜 조지아 주지사는 3월28일 종교자유법안을 공식적으로 거부했다. 조지아주에서는 이처럼 할리우드를 비롯한 기업들의 강력한 보이콧으로 종교자유법안 제정이 무산됐으나 지난해에만 미국 17개주가 종교자유법안을 제정해 현재 21개주에서 시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