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성인 독자를 대상으로 한 그림책이 꽤 눈에 띈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쓰고 안자이 미즈마루가 그린 <후와후와>, 장노아의 <Missing Animals: 세계 초고층 빌딩과 사라지는 동물들>도 좋았는데, 엘라 프랜시스 샌더스의 <마음도 번역이 되나요>도 예쁘고 재미있는 그림책이다. ‘다른 나라 말로 옮길 수 없는 세상의 낱말들’이라는 부제처럼, 번역하기 어려운 외국어 표현들을 묶어놓았다. 외국어를 소개했지만 모두 영어로 표기했다는 점은 다소 아쉽다(즉, 당신은 이 책을 통해 어떤 단어의 발음은 유추할 수 있지만 그 단어가 실제로 어떻게 생겼는지는 알 수 없다). 예컨대 한국어도 여기 소개되는데 그 단어는 ‘nunchi’다. “눈에 띄지 않게 다른 이의 기분을 잘 알아채는 미묘한 기술” 말이다. 번역이 안 되는 단어들은 저마다 해당 언어가 쓰이는 문화의 특징적인 부분을 잘 담고 있다. 핀란드어 중 ‘poronkusema’라고 읽히는 단어는 “순록 한 마리가 쉬지 않고 단번에 이동할 수 있는 거리”. 단어의 뜻과 그림이 잘 어울려서, 그 뜻을 헤아리며 몇번이고 책장을 이리저리 넘겨보게 만든다.
[도서] 성인을 위한 그림책
글
이다혜
2016-04-07
<마음도 번역이 되나요> 엘라 프랜시스 샌더스 지음 / 시공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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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성인을 위한 그림책 <마음도 번역이 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