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라(내털리 도머)는 요사이 악몽에 시달린다. 도쿄에서 교사로 활동하던 쌍둥이 동생 제스의 실종 소식을 들은 뒤부터다. 후지산의 아오키가하라 숲이 공식적으로 확인된 동생의 마지막 동선이다. 아오키가하라 숲은 자살하는 사람들이 찾는 장소로 유명하다. 이 때문에 주변 사람들은 제스가 죽었을 거라고 일찌감치 추정한다. 그러나 새라는 제스가 죽지 않았을 거라고 확신하며 그녀를 찾기 위해 도쿄로 떠난다. 새라는 제스의 집과 근무지를 오가며 정보를 모으던 중 우연히 한 선술집에 들른다. 그곳에서 흥미로운 기삿거리를 찾는 저널리스트 에이든(테일러 키니)을 만나 대화를 나눈다. 새라의 사연을 들은 에이든이 동행을 제안하면서 둘은 아오키가하라 숲으로 향한다. 자살방지자원활동가 미치(오자와 유키요시)가 두 사람의 위험한 여정의 안내자가 된다.
이야기는 실존 장소인 아오키가하라 숲을 주된 배경으로 펼쳐진다. 매년 다량의 시신이 발견되면서 ‘자살의 숲’이라는 오명을 지닌 이 숲은 <CNN> 선정 ‘세계에서 가장 소름 돋는 7곳’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그러나 영화에서 숲의 미스터리한 기운을 느끼기란 쉽지 않다. 주요한 원인은 숲을 드러내는 방식이 단편적이고도 직접적이기 때문이다. 나무에 매달린 시신, 사람의 발을 헛딛게 만드는 깊은 웅덩이, 삐걱거리는 별장, 귀신인지 사람인지 모를 정도로 갑자기 나타나는 인물 등 어쩌면 산의 기운을 표현하기 위해 제시되는 기호들이 산의 잠재력을 대리하기보다는 오히려 축소하고 해친다.
멀리 떨어져 있어도 서로의 존재를 느끼는 쌍둥이라는 소재는 과학적으로 설명 불가능한 미스터리를 표현하기 위한 또 다른 설정이다. 그러나 <포레스트: 죽음의 숲>의 쌍둥이 활용 방식이 기존 쌍둥이 서사 방식과 거의 차별되지 않을뿐더러 쌍둥이와 숲의 소재적 관련성 역시 미비해 적절한 배합이었는지 의문이다. 클리셰처럼 보이는 설정들을 곳곳에 심어두고 관객이 빠지길 기다린 뒤, 그것의 실체를 다시금 흩뜨리는 서사 전략 역시 그리 효과적이지 않다. 소재의 미스터리를 작품 자체의 미스터리로 가져오는 모양새지만, 그것이 여운을 남기기보다는 무책임한 방종처럼 느껴지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