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루세(미나세 이노리)는 어린 시절 아빠의 불륜을 목격한다. 그것이 불륜인지도 몰랐던 나루세는 엄마에게 자기가 본 것에 대해 말하고, 부부는 곧 갈라선다. 집을 떠나며 아빠는 딸에게 말한다. “이게 다 네 탓이 아닐까.” 이후 수다쟁이 소녀는 말을 하지 못하는 저주에 걸린다. 난데없이 나타난 달걀요정은 만약 그녀가 입을 열 경우 꿈꾸던 모든 것들이 깨져버릴 거라 위협하며 나루세 곁을 맴돈다. 고등학생이 된 나루세는 여전히 말이 없다. 하지만 담임 선생님의 추천으로 학년을 대표하는 지역 교류회 위원이 되면서 상황은 달라진다. 나루세는 반 친구들을 이끌고 뮤지컬 무대를 준비해야 한다. 그 와중에 함께 교류위원에 뽑힌 다쿠미는 자꾸 자신의 마음을 읽는 것만 같다.
실어증에 걸린 주인공과 마음을 말로 표현할 용기가 없거나, 왜곡해서 말하거나, 함부로 표현하는 또래 아이들이 등장한다. 그만큼 영화에서 ‘말’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대사를 제외한 사운드는 최대한 절제된 채 인물 한명 한명의 ‘말’에 포커스가 맞춰진다. 영화 초반, 아이들은 뜻도 모른 채 악담을 마구 내뱉으며 서로에게 상처를 준다. 하지만 사려 깊은 친구가 건네는 응원의 말, 격려의 말, 긍정의 말들을 통해 나쁜 말과 마음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좋은 말과 마음으로 변해간다. 유달리 또래에게서 많은 영향을 받는 청소년들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 있는 부분이다. 말의 내용뿐만 아니라 뉘앙스, 온도 같은 것들도 생생히 살아 있다. 작은 농담이나 유머러스한 상황 등 빼곡히 배어 있는 디테일한 재미들은 전체적인 분위기를 조절하며 영화를 한층 더 반짝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