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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리] 인도영화의 새로운 면

실존 인물 그린 <니르자> 2월 발리우드 극장가 호평 이끌어내

<니르자>

매년 연말연시가 지나고 2월이 되면 발리우드의 기세도 한풀 꺾인다. 시선을 한눈에 끄는 작품들은 드물다. 반면 이 시기에는 좀더 신선하고 다양한 장르의 인도영화를 만날 수 있다. 실존 인물의 이야기를 사실적으로 그리며 관객의 마음을 잔잔하게 움직이는 신작 <니르자>도 그런 영화 중 하나다.

1986년 9월5일, 파트타임 모델이자 항공사 스튜어디스로 일하던 니르자(소남 카푸르)는 카라치를 경유해 뉴욕으로 향하는 뭄./바이발 팬암 여객기 73편의 사무장으로 탑승한다. 22살의 그녀는 이번이 첫 사무장 근무다. 뭄바이를 이륙한 비행기는 평소와 다름없이 순항하고, 비행기는 중간 기착지로 파키스탄 카라치의 진나국제공항에 착륙한다. 하지만 바로 그때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의 테러범들이 비행기를 납치한다. 테러범들이 빠르게 비행기를 장악해가는 사이, 비행기 조종사들은 극적으로 탈출에 성공한다. 조종사 없는 비행기는 그대로 카라치 공항에 발이 묶이고, 계획이 틀어진 테러범들은 이제 조종사를 요구하며 무자비한 인질극을 벌인다. 미국인을 비롯해 서방 국적을 가진 승객을 처형하는 등 인질극이 절망적인 상황으로 치닫는 가운데 니르자는 용기와 기지를 발휘해 승객을 돕는다. 17시간의 인질극 중에 승객은 혼란을 틈타 마침내 탈출의 기회를 얻는다. 니르자는 끝까지 남아 승객의 탈출을 돕고 379명의 승객과 승무원 중 359명이 무사히 구출된다. 하지만 그녀는 정작 자기 자신의 생명을 구하지는 못한다.

<니르자>는 단순히 인질극에만 주목하는 영화는 아니다. 중간중간 니르자라는 인물을 조명하며 그녀의 삶을 차분하게 그려낸다. 실화에 충실한 이 영화는 극적이거나 과장된 장면이 없고, 진짜 영웅의 이야기를 존중을 담아 군더더기 없이 진지하게 보여준다. 무엇보다 소남 카푸르의 열연이 돋보인다. “웬만한 로맨틱 코미디영화보다 훨씬 낫다”는 평을 받고 있는 이 작품은 인도영화가 꼭 그들만의 리그에 있는 것만은 아님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