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존 치버의 일기와 서간집이 출간되었다. 작가의 사후에 아들 벤저민 치버가 엮은 이 책에는, 아들로서 알지 못했던 아버지의 동성애 애인들과의 관계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편지들을 발견했을 때의 놀람과 그 편지들마저 이 서간집에 포함시킨 경위가 실려 있다. 존 치버 단편소설의 묘미를 아는 이들에게 이 편지 모음은, 소설과 그의 삶이 별반 다르지 않았나보다 생각하게 만들곤 한다. 힘 있는 단문들의 나열이 끌어올리는 몰입도는 편지에서도 그대로니까. “날씨가 흐려요. 눈이 올 것 같네요. 존 업다이크는 아프리카에 갔어요. 내 결혼생활은 바닥을 치고 있고요. 난 아침식사로 보드카를 마셔요. 스케이트도 타는데 그러고 있으면 절대적인 망각을 발견합니다.” “나는 내 뮤즈도 기다리고요. 나는 늘 사랑을 하는 쪽이었으므로- 사랑받는 쪽이 되어 본 적은 없이- 인생의 많은 시간을 기다리며 살아왔어요. 기차를, 배를, 발자국 소리를, 초인종 소리를, 편지를, 전화를, 눈을, 비를, 천둥을, 기타 등등을.”
[도서] 존 치버의 일기와 서간집
글
이다혜
2016-02-25
<존 치버의 편지> 존 치버 지음 / 문학동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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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존 치버의 일기와 서간집 <존 치버의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