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변재욱(황정민)은 성격이 다혈질인 까닭에 종종 강압 수사를 하고 공권력을 남용한다. 어느 날, 철새 서식지 개발 반대 시위 현장에서 용역 업체가 고용한 한 남자가 시위대로 위장해 경찰에 폭력을 휘두르다가 체포된다. 피의자는 변재욱으로부터 취조를 받던 중, 변재욱이 자리를 비운 사이에 죽은 채로 발견된다. 변재욱은 살인 혐의로 체포되고, 살인 누명을 쓰게 돼 15년형을 선고받는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뒤, 감옥에서 와신상담하고 있던 그는 자신이 누명을 쓰게 된 사건을 알고 있는 사기꾼 치원(강동원)을 만난다. 재욱은 치원이 자신의 결백을 입증하는 작전에 도움이 될 거라고 직감하고, 자신의 법률 지식을 총동원해 치원을 무혐의로 감옥 밖으로 내보낸다.
누명을 쓴 검사가 사기꾼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결백을 입증한다는 것이 이야기의 큰 줄기다. 검사가 감옥에 들어간다는 상황만큼이나 재미있는 건 검사와 사기꾼, 서로 어울리지 않는 두 사람이 하나의 목표를 위해 손을 잡는다는 설정이다. 검사 황정민이 큰 그림을 그리면 사기꾼 강동원이 다양한 모습으로 변신해 재욱의 작전을 실행한다. 버디무비라는 점에서 <스팅>(1973)이나 <리쎌웨폰> 시리즈가, 희대의 사기꾼이 캐릭터로 등장한다는 점에서 <캐치 미 이프 유 캔>(2002)이 떠오른다. 또, 재욱이 교도관의 눈을 피해 음모를 꾸미는 상황은 미국 드라마 <프리즌 브레이크>를 참고한 듯하다. 하지만 감옥 안에 있는 재욱과 감옥 밖에 있는 치원이 서로 떨어진 채 재욱의 목표를 향해 달려간다는 점에서 <검사외전>은 보통의 버디무비와 다른 재미가 있다.
치원이 감옥 밖으로 나온 뒤로부터 두 남자가 거의 만날 일이 없는데도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는 건 언제, 어떻게 재욱을 배신할지 모를 사기꾼 치원이라는 존재 덕분이다. 강동원이 연기한 치원은 관객의 넋을 쏙 빼놓는다. “펜실베이니아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는 사탕발림으로 여자(신소율)의 혼을 빼놓고, 정치인 우종길(이성민)의 선거 캠프에서 선거 캠프송에 맞춰 신나게 춤을 춰 우종길의 신뢰를 얻는다. 이 과정에서 치원과 재욱의 불협화음을 좀더 공들여 구축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서사가 느슨한 부분이 없지 않지만, 판타지 같은 설정과 코미디로 서사의 허점을 설렁설렁 돌파한다. 이일형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