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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최고 흥행 기록 이면의 그림자
안현진(LA 통신원) 2016-01-12

할리우드 역사상 최고 흥행 수입 기록한 2015년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할리우드의 바람이 현실이 됐다. 2015년은 할리우드 역사상 최고의 흥행 수입을 기록한 해가 됐다. 1년 내내 흥행의 역사를 새로 썼다고 말해도 좋을 만큼 2015년 미국 박스오피스는 연일 기록을 경신했다. 시작은 여름 흥행작 <쥬라기 월드>였고, 마침표는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가 제대로 찍었다. 미디어 전문 조사업체 ‘렌트랙’은 지난해 12월31일 기준, 북미 연간 박스오피스 총수입이 111억3천만달러를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놀라운 일도 아니었다. 2015년이 북미 박스오피스 역사상 최고의 해가 될 것이라는 예상은 연초부터 할리우드가 공공연하게 꿈꾼 미래였고, 그 미래가 현실로 드러났을 뿐이다. <분노의 질주: 더 세븐> <쥬라기 월드> <007 스펙터> <인사이드 아웃> <헝거게임: 더 파이널> 그리고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까지 연중 헛디디는 발걸음 없이 꾸준하게 흥행작을 배출한 것도 2015년을 역사상 최고의 해로 만드는 데 기여했음은 분명하다.

하지만 <쥬라기 월드>의 유니버설 스튜디오와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의 제작사 루카스 필름을 인수한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를 제외한 다른 메이저 스튜디오들의 입장에서, 2015년은 먹을 것 없는 독점 시장이었다는 평가도 이어진다. 역사상 최고 흥행 기록이라는 영광의 이면에는 이십세기 폭스, 라이언스게이트, 소니픽처스, 파라마운트픽처스 등 메이저 스튜디오가 마셔야 했던 고배가 있었다. 이들 4개 스튜디오들의 미국 내 박스오피스 점유율은 전년 대비 10%에서 36%까지 하락했는데, 극장의 상영 스케줄까지 단일화하는 메가톤급 블록버스터가 그 주된 원인이다. 블록버스터의 시장 독식은 스페셜티 필름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른바 스튜디오에서 제작하는 아트하우스 필름으로 분류되는 이 시장은 그동안 <블랙스완> <소셜 네트워크> <플라이트>와 같은 영화들을 제작하고 배급했는데, 2015년에는 이러한 영화들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역사상 최고 흥행 기록이라는 화려한 수식 뒤로, 우려의 시선이 그림자처럼 뒤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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