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를 경신한다는 무더위 속 혼자 속 편한 섬 같은 버스에서 ‘상아레코드’에 전화를 걸어 언니네 이발관 5집이 들어왔는가 물어보니 그렇다고 했다. 상아레코드는 이제 오프라인 매장이 없고 온라인 판매만 한다. 음악에 냄새가 있다면 아마도 여기서 날 것처럼 음반이 쌓인 사무실 한쪽, 컴퓨터로 인터넷 창을 열고, ‘매장에서 수령하기’ 구매 단추를 누르고, 결제하고, 바로 받았다. 일찍 도착한 사무실에서 새 음반을 듣는다. 시리얼 넘버 104번 한정판. ‘괜히 더 좋다.’ 언니네 이발관 5집 《가장 보통의 존재》가 나오자마자, 이제는 사라진 상아레코드 사무실에서 샀다. 《가장 보통의 존재》는 2008년의 명반이자 21세기 한국 음악사의 보물이기도 했다. 이후 새 음반 소식이 지루하게 이어지다가, 간격을 두고 6집과 7집을 발매한다는 소식에 이어 다시 흐지부지되었다.
언니네 이발관 6집 싱글 <혼자 추는 춤> 출시 소식을 들었다. 앨범을 손으로 쥘 수 있는 CD를 사기 전, 급한 마음에 음원부터 내려받았다. ‘1. <애도> 2. <혼자 추는 춤>.’ 단 두곡이 든 싱글 음반. 이석원이 특히 마음에 들어 했다는,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 마이케이씨(mykc)가 완성한 ‘이발관’ 그래픽이 인쇄된 음반 재킷을 앞에 두고 이 글을 쓴다. 곡에 관한 설명은 글쎄, 이미 많은 분석 글이 인터넷에 퍼져서 굳이 여기에 쓰진 않겠다. 대신 하나만 말하자면, 밴드의 긴 공백도 이석원의 목소리라든지 특유의 기타 리프, 단단한 드럼 연주와 멜로디를 퇴색시키지 않았다. 혼자 이십대의 음악을 고를 때 항상 맨 위에 언니네 이발관이 있었다. 삼십대의 음반 역시 그들이 이번에 내놓았고, 앞으로 새로 내놓을 음악이 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