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일렉트로닉 댄스 신에서 영향력이 가장 큰 매체는 <믹스매거진>(Mixmag)과 <디제이 맥>(DJ Mag)이다. 그런데 올해 두곳의 연말 리스트가 하나의 음악으로 모아졌다. 바로 비셉의 <Just>다. <디제이 맥>은 베스트 오브 브리티시 ‘최우수 트랙’ 부문으로, <믹스매거진>은 ‘2015년 100개의 음악' 1위로 선정했다. ‘올해 최고의 일렉트로닉 댄스는 어떤 곡인가?’라는 질문에 두 집단은 모두 <Just>라는 답을 내놓았다. 비셉은 북아일랜드 벨파스트 출신의 2인조 프로듀싱팀이다. 그리고 이들은 ‘성공한 덕후’의 전형이다. 그룹은 훗날 프로듀싱으로 크게 성공하지만 처음엔 희귀 바이널에서 음원을 추출해 인터넷에 올리는 블로거였다. 이들의 자체 레이블 필 마이 비셉(Feel My Bicep)도 그 블로그의 이름에서 가져온 것이다. 때는 EDM의 전성기. 천편일률적인 일렉트로 하우스에 지친 마니아들이 ‘뭐 재밌는 거 없나?’ 서핑하다가 희귀디스코와 올드스쿨 하우스들을 올려놓은 그들의 블로그를 발견했다. 비셉의 블로그는 큰 인기를 끌었다. 희귀 바이널에 미쳐 있던 덕후들이 그 블로그의 인기를 딛고 세계적인 그룹까지 올라선 것이다. <Just>는 꼭 일렉트로닉 음악마니아가 아니어도 누구나 들으면 반할 만한 곡이다. 일단 리듬이 정말 신난다. ‘쿵!’ 하고 내려앉는 지진파 베이스는 마치 전기장에 갇힌 찌릿한 파장을 일으키고, 하이라이트의 신시사이저 하모니는 웅장한 SF영화를 보는 것 같다. 꼭 <인터스텔라> 사운드트랙 같은 음악이다. 개인적으로도 <Just>는 올해 최고의 음악 중 하나였다. 올해를 정리하며 장르별로 놓치지 말아야 할 음악을 찾고 있다면, ‘일렉트로닉’쪽에서는 <Just>를 강력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