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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추천 도서 <파울로 코엘료 베스트 컬렉션>
문동명 사진 백종헌 2015-12-21

<파울로 코엘료 베스트 컬렉션> 파울로 코엘료 지음 / 최정수, 권미선, 박경희 옮김 / 문학동네 펴냄

“대중에게 널리 보급될 수 있도록 값이 싸고 가지고 다니기 편하게 부문별, 내용별 등 일정한 체계에 따라 자그마하게 만든 책.” 문고의 사전적 정의는 <파울로 코엘료 베스트 컬렉션>의 많은 걸 나타낸다. <연금술사>(1988)의 어마어마한 성공 이후 현재까지 그의 (비블리오그래피 대부분에 해당하는) 열네 작품을 출간한 바 있는 문학동네가 코엘료 컬렉션 중 세 작품을 엄선했다. <연금술사>를 비롯해 <브리다>(1990), 에세이 <흐르는 강물처럼>(2006)이 한데 묶인, 사람과 삶에 대한 깊은 시선이 담긴 경전 같은 책 세권은, 곁에 놓고 두고두고 꺼내볼 수 있는 조그만 판형을 만나 이 겨울을 지낼 온기를 불어넣어줄 것이다.

<연금술사>는 가벼운 문체로 풀어낸 장중한 이야기로, 56개 언어로 번역돼 6500만부의 판매고를 올리며 파울로 코엘료를 세계적인 작가의 반열에 오르게 했다. 양치기 산티아고가 피라미드 근처에서 보물을 발견하는 꿈을 꾸고 그곳을 떠돌다 결국 보물을 찾아내는 여정을 그린 이야기는 전작 <순례자>(1987)와 궤를 같이한다. 지독한 가정과 사회를 감내해야 했던 유년•청년기를 지나 ‘산티아고의 길’을 순례한 작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해 썼기 때문에, 소설 속 번뜩이는 지혜가 보편적인 독자들에게 널리 퍼질 수 있었다. <연금술사> 후 바로 다음 발표한 <브리다>는 코엘료가 처음으로 소설 형식을 제대로 갖추고 쓴 픽션이다. 운명을 찾아 떠난 브리다라는 실존 인물의 삶에 영감을 얻은 이 책은 꿈을 향해 소중한 걸 포기하는 용기, 여성적인 신의 면모, 섹스를 통해 발견하는 영성 등 코엘료 문학의 근간을 이루는 요소들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작가 스스로 절판시킨 후 2008년 재출간된 작품이기도 하다. 작가 이전에 사람 파울로 코엘료가 고스란히 새겨진 <흐르는 강물처럼>은 데뷔 이후 20년 만에 발표한 첫 산문집이다. 작가가 되기로 마음먹은 유년 시절, 고향과 프랑스의 지방을 오가며 보내는 일상, 세상과 연대하며 살아가는 삶에 대한 넉넉한 일화 등이 강물처럼 유유히 흘러간다.

사람과 삶에 대한 깊은 통찰

“답을 찾는 것이 아니야. 받아들이는 거지. 그러면 삶은 훨씬 강렬해지고 환희로 가득 차게 돼. 삶의 매 순간순간에, 우리가 내디디는 발걸음 하나하나에 우리 개인을 넘어서는 훨씬 커다란 의미가 담겨 있다는 걸 이해하기 때문이지. 우리는 시간과 공간 어딘가에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 우리가 여기 존재하는 이유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그것으로 족해. … 우리가 받아들이든 말든 늘 우리를 이끌어주는 손이 있음을 믿고 매 순간 우리 시간을 온전히 내맡기는 거지.”(<브리다> 202쪽)

“사람들의 오만에 분노한 신은 바벨탑을 무너뜨렸고, 그때부터 인간은 서로 다른 언어로 말하게 되었다. 그러나 신은 한량없는 자비로움을 베푸사, 인간에게 대화를 가능케 하고, 사고의 차이를 극복할 수 있는 다리를 놓게 하셨다. 번역서를 펼칠 때 여간해서는 눈여겨보지 않게 되는 이들, 번역가들이 바로 그 다리를 놓는 이들이다.”(<흐르는 강물처럼> 1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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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추천 도서 <파울로 코엘료 베스트 컬렉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