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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서대학교] 예술, 기술, 산업… 장르 가리지 않는 실무중심 교육
문동명 사진 백종헌 2015-12-15

호서대학교 예체능대학 영상미디어전공

영상미디어전공. 영화라는 단어를 대체한 두 낱말이 나란히 있는 전공 이름을 보고 신생전공인가 하고 잠시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아니다. 호서대학교(총장 강일구) 영상미디어전공의 역사는 1990년대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7년 문을 연 연극영화학과에서 2002년 영화전공으로 독립해 3년 후 방송이라는 키워드를 더한 영화방송학과와 1998년 컴퓨터학부 멀티미디어전공으로 신설되었으며 이듬해 이름을 바꾼 뉴미디어학과가 만나 2012년 영상미디어전공이 됐다. 한 전공이 다른 전공에 흡수, 통합된 식이 아닌, 두 전공의 특징을 고스란히 살린 융합에 가까운 형태다. 영화, 방송, 뉴미디어가 함께 모인 전공은 세 분야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학생들 각자가 그때그때 원하는 대로 교육된다. 4년간 영화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도, 영화-방송-뉴미디어를 골고루 체득할 수도 있다. 각자 과정은 다르지만, 전공이 지향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영상’ 전문가를 집중 양성하는 것이다.

취업의 다양성을 넓히는 커리큘럼

호서대학교 예체능대학 영상미디어전공의 수업은 예술관, 제1공학관, 산학협력관 세 건물을 자유롭게 오가며 이뤄진다. 건물들의 이름은 고스란히 영상미디어전공이 지향하는 ‘예술’ , ‘기술’, ‘산업’을 정확히 관통한다. 제1공학관에는 뉴스 스튜디오를 아담하게 옮겨놓은 듯한 미니 방송 스튜디오와 함께 50대의 데스크톱이 놓인 대규모 편집실이 있다. 1층에 100평 규모의 스튜디오가 웅장하게 버티고 있는 예술관에도 iMac이 5대 구비된 특수효과 편집실이 따로 마련됐다. 예술관 근처에 위치한 산학협력관에는 방송시스템지원사업체의 일환으로 국가지원금을 받아 2억원을 들여 만든 녹음실이 자리하고 있다. 비주얼을 넘어 사운드에 대한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만든 녹음실은 폴리나 FX 이펙트 사운드를 직접 현장에서 녹음하거나 5.1채널을 양성하는 시스템이 구비돼 외부 영화의 의뢰로 최종 사운드 작업을 마무리하는 경우도 있다. 제1공학관과 예술관을 기점으로 한 편집실의 이원화는 학생들의 포스트 프로덕션에 대한 실력이 크게 향상하는 효용을 발휘함은 물론, UCC나 인터넷 방송 등 당대에 손꼽히는 새로운 미디어를 제작하고 그와 관련한 기업에서 일하며 취업의 다양성을 넓히는 결과도 가져왔다.

“장르를 가리지 않는 실무 중심의 교육”을 중시하는 전공인 만큼 학생 전원이 영화와 방송 현장을 경험할 기회도 다양하게 제공한다. 전반기에는 전주국제영화제, MBC, KBS를 방문해 동시대 영화의 최전선을 먼저 만나보고, 한국 공중파 방송국의 체계적인 시스템을 가깝게 관찰할 수 있다. 부산국제영화제, CJ E&M, 홈쇼핑 방송국 등을 도는 후반기엔 케이블 방송과 홈쇼핑 등 조금 더 세부적인 방송국의 면면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동선이 정해진다. 2학년 1학기부터 6학기에 걸쳐 이어지는 과목 ‘영상제작실습과 체험인턴십’은 이름 그대로 호서대학교가 자랑하는(학교 초입에 위치한 중앙도서관 건물에는 “Go Global With Venture!”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산학협력의 뜻을 제대로 다진다. 2013년에 개봉한, 호서대학교 영상미디어전공의 진승현 교수가 연출한 김규리•유건 주연의 장편영화 <어디로 갈까요?>에는 학부생들이 대거 스탭으로 참여했다. 연출부, 제작부, 촬영부, 예고편, 편집 등 다양한 분야에 15명의 젊고 혈기 넘치는 영화학도들이 힘을 보탰다. 내년부터는 학부생들이 직접 장편영화를 제작하는 프로그램을 시행해 상업영화와 예술영화 두 형태로 완성해내는 걸 목표로 삼고 있다.

현장 실무진의 가르침 받는다

요즘 호서대학교 영상미디어전공에는 흥미로운 현상이 눈에 띈다. 우선 신입생의 이탈률이 점차 줄어들어 현재 거의 0%에 육박하고 있다. 보통 영화라는 친숙한 예술을 어설프게 여긴 채로 학교에 입성했다가 기대와 다른 교육과정에 적응하지 못하고 전공을 포기하는 경우가 영화과에서 종종 있는 걸 감안한다면 괄목할 만한 사실이다. 더 흥미로운 건, 1, 2학년 수업에서는 결석은 물론 지각하는 인원도 찾을 수 없다. 서울과 아산캠퍼스를 잇는 교통이 아무리 다양해졌다고 하더라도 좀처럼 쉽게 예상할 만한 현상은 아니다. 영상미디어전공 진승현 교수와 윤수인 교수는 전공 특유의 편하고 자유로운 분위기가 이런 결과를 이끌어낸 것이 아닐까 넌지시 내다본다. 수업이 널럴하다는 의미와는 조금 다르다. 실제로 수업 현장을 방문해 느낀 바로는 영상미디어전공의 수업은 교수와 학생 사이에 흔히 발생하는 위계를 찾을 수 없었다. 학생들은 교수와 교실 안팎에서 격의 없이 소통하면서도, 수업 시 교수의 지시에 민첩하게 반응하는 건강한 긴장과 예우를 갖추고 있었다. 이러한 열띤 학구열에 반응하듯 교수들은 (학년당 인원이 50명에 달하는 꽤 넉넉한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최대한 일대일 수업 형태를 갖추고자 노력한다. 같은 교수의 같은 과목 수업이더라도 구태여 시간을 나누어 인원을 분산시켰고, 학교는 시나리오작가, PD, 광고홍보 전문가, 촬영감독 등 더 많은 선생님들을 초대해 이런 의지를 든든히 떠받쳤다.

학생들의 결과물이 선보이는 과정은 특별하다. 매해 10월 즈음 개최되는 졸업작품전은 메가박스 강남의 영화관을 빌려 큼직한 화면으로 상영된다. 12월21일 오후 4시 서울 서초구 DS홀에서는 ‘누벨바그영화제’라는 상영회가 열린다. 한 학기 동안 1, 2, 3학년 학생들이 만든 작품들이 교내에서 상영됐던 ‘하늬영화제’에서 윤수인, 변상규, 정용승, 진승현 교수와 학생들 사이에서 선정된 일부 작품들이 누벨바그영화제에서 일반 관객과 영상 관련 전문가들을 만난다. 그 가운데 상위권으로 선정된 네 작품에는 트로피와 상품이 수여된다. 더불어 아나운서 출신의 배우 임성민, 영화배우 김정균, <여유만만> PD 김용수, 전 <PD수첩> PD 최진용, CJ E&M의 실무자 등 여러 인사들의 특강 및 진로상담도 준비돼 있다. 이날의 행사는 서울의 DS홀과 아산의 호서대학교를 연결해 이원 생중계될 예정이다. 누벨바그영화제를 통해 실효성을 확인하는 이원 생중계 시스템은 앞으로 서울과 아산을 잇는 플랫폼으로 활용돼, 지리적인 한계로 가깝게 접촉할 수 없었던 현장 실무자의 생생한 가르침을 더욱 자주 보고 들을 수 있는 기회를 기대케 한다.

입시전형

호서대학교 문화예술학부 영상미디어전공은 가군에서 14명(수능 7명, 면접 7명)을 선발한다. 수능전형은 학생 20%와 수능 80%, 면접전형은 수능 70%와 면접 30%가 반영된다. 원서접수는 12월24일부터 30일 오후 6시까지. 면접고사는 면접전형에 지원한 인원만 응시할 수 있고 기본사고능력, 전공적성, 인성을 기준으로 진행된다. 면접시험은 내년 1월8일 진행되며, 자세한 일정은 1월5일 오후 4시 학교 입시 홈페이지를 통해 게시될 예정이다.

“창의력과 열정을 어필하라”

예체능대학 영상미디어전공 진승현 교수

-호서대학교 영상미디어전공만의 특징은 무엇인가.

=영화와 방송뿐만 아니라 UCC, 인터넷 방송 등 영상과 관련한 것이라면 뭐든 다양하게 경험하도록 독려한다. 학생들이 만들 작품도 ‘단편영화’라는 딱딱한 틀이 아닌, 자신과 세상을 표현할 수 있는 재기발랄한 매체라면 그 어떤 것도 좋다. 많이 보고, 많이 만드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호서대학교 영상미디어전공이 지향하는 바는 무엇인가.

=벤처 중심의 창의력을 양성하는 것이다. 호서대학교 자체가 벤처가 강하다. 새로운 발상, 창의적인 생각,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한 인간상을 갖춘 학생들을 원한다.

-실기 없이 수능 위주, 면접 위주 전형으로 신입생을 선발한다. 예년엔 지원자들에게 어떤 질문을 했는가.

=“자기에 대한 걸 가장 잘 어필할 수 있는 영상 분야는 무엇인지, 경험을 토대로 이야기해보라”고 묻고 이 친구가 영상과 관련한 창의력을 얼마만큼 파악하고 발휘해낼 수 있는지 판단했다. 전공의 주요 키워드인 영화, 방송, 미디어와 관련한 기본적인 지식들을 묻기도 했다.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트렌드를 제시해주고, 그것에 따른 문제점을 자기주관에 맞춰 이야기하도록 하는 것도 많이 진행한 바 있다.

-호서대학교 영상미디어전공의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을 위한 팁이 있다면.

=지식을 묻는다고는 했지만 신입생들에게 대뜸 전문적인 걸 묻지는 않는다. 어디까지나 포괄적이고 기초적인 것들이다. 자신의 창의력과 열정을 효과적으로 어필할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