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교육이란 공기와 같다. 일상처럼 자연스럽게, 하지만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들이 있을 때 적재적소에서 돕는다. 동서대학교의 임권택영화영상예술대학이 감히 ‘임권택’이라는 이름을 전면에 내세울 수 있었던 건 그만한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영화계의 소중한 인재의 요람이 되기 위해 선배 영화인들이 걸어온 길을 정성스럽게 따라 걸었던 임권택영화영상예술대학은 이제 어느덧 뒷사람들이 따라올 수 있을 선도자로 거듭나는 중이다. 임권택 감독의 수업은 한국영화의 살아 숨쉬는 역사를 교육현장에서 체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부산국제영화제 이용관 집행위원장이 학장으로 재직 중인 만큼 부산국제영화제와의 연계도 원활하다. 무엇보다 2015학년도부터 디지털콘텐츠학부와 통합해 영화영상예술대학으로서 첫발을 디디며 변화하는 영상미디어 환경에 민감하고 능동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그야말로 전통과 첨단이 함께 조화를 이루는 교육의 최전선인 셈이다.

최고의 시설과 탄탄한 커리큘럼

교정을 들어서면 우선 시설과 입지조건에 압도당한다. 동서대학교 첫 단과대학으로서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는 영화의 전당 바로 옆에 위치한 해운대 센텀캠퍼스는 가히 국내 최고의 시설을 갖추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화진흥위원회, 부산영상위원회, 영상물등급위원회, 부산•경남 지역 방송국 KNN, CGV센텀시티,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등 영화 관련기관과 업체, 상영관들이 모여 있는, 그야말로 영화의 도시 중심에 자리한 입지조건은 유•무형의 형태로 학생들에게 영화를 체험케 한다. 주변에서 자연스럽게 보고 듣고 느끼는 것만 해도 다른 것과 쉽게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가치다. 게다가 학교 자체 시설이 웬만한 전문기관 못지않다. 1074명의 관객을 수용할 수 있는 뮤지컬 전용극장인 소향실험극장에선 뮤지컬과와 연기과 학생들이 실제 공연을 방불케 하는 작품들을 올린다.

영화과의 시설도 상당한데, 레드원을 포함한 30여대의 카메라, LUMOS조명 및 돌리 등을 갖춘 장비실과 촬영조명 실습실뿐 아니라 사전에 예약만 하면 누구나 24시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개인편집실과 사운드편집실, 후시녹음(ADR)과 폴리(Foley) 같은 사운드 작업이 가능한 음향실, 공구 일체를 갖춘 35평의 무대제작실, 의상을 바로 입어보면서 제작할 수 있는 20평 규모의 의상보관 및 제작실, 공연 소도구를 보관하는 10평 규모의 소품보관실 등 가히 최상위 수준이라 할 수 있는 영상 관련 기자재와 설비를 갖췄다. 이만한 시설에서 나오는 결과물인 만큼 졸업작품도 거의 상업영화 못지않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실제 학생들도 상업영화를 만든다는 마음가짐으로 매 학기 작품에 임하다보니 교육과 현장실습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것과 마찬가지다.

무엇보다 빼어난 점은 단 하나의 시설, 장비도 놀리지 않고 상시 가동한다는 점이다. 아무리 좋은 시설을 갖추고 있어도 안을 풍성하게 채워줄 내용물이 없으면 빛을 발할 수 없다. 임권택영화영상예술대학의 커리큘럼은 기초부터 단단히 다져 어떤 환경에도 적응할 수 있는 전천후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한다. 영화과 남인영 교수는 “산업적인 이해, 테크닉을 익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 상상할 줄 알고, 사유할 줄 알아야 한다. 영화로 사유하여 언어처럼 몸에 익히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1, 2학년 영화과 수업은 영화 입문, 스토리텔링의 역사, 영화읽기와 쓰기 등 이론교육을 통해 기초를 다지는 데 집중한다. 2학년 때는 잘 닦인 기반 위에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몸으로 익혀보고, 3, 4학년 때는 거의 현장과 다름없는 수준으로 제작실습이 이루어진다. 이러한 과정은 학생들의 열정과 의지를 바탕으로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데, 2학년 이상이 되면 매 학기 한편 이상의 단편제작비를 지원받을 수 있고 마음만 먹는다면 재학생 신분으로 장편영화 제작도 가능하다. 특히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안필름아카데미(AFA)와의 연계가 인상적인데 제작, 촬영, 사운드, 프로덕션 디자인 파트 등에 학생들이 스탭과 인턴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국내 영화인들뿐 아니라 아시아 각국의 젊은 영화인들과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다.

국내 최고 수준의 실습으로 다져진 인재

연기과는 기본이 탄탄한 뿌리 깊은 배우들을 배출해왔다. 이론과 실기, 기본과 실습을 병행하는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시스템을 통해 전천후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다. 1학년 때는 연기 기초를 비롯해 신체적 행동의 기억, 상황연기를 통해 연기의 기본기를 다지고, 2학년 때는 관찰 수업, 역할 구축 연기 등 연기의 기본자세와 캐릭터의 다양성을 익힌다. 3, 4학년 때는 영화제작 실습을 통하여 영화 및 영상매체 연기를 배우고 학과 전용 소향실험극장에서 공연 워크숍과 졸업공연을 올리면서 실전 경험을 쌓는다. 당장의 유행에 부합하는 연기 방식 대신 어떤 형태로도 변용 가능한 기본을 다지고자 고전부터 현대극까지 소화하는 폭도 넓다. 무엇보다 영화과 등 다른 학과와의 소통도 원활하여 무대연기뿐만 아니라 영화 및 영상 매체연기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도 많다. 다양한 방식으로 제작되는 콘텐츠 하나하나가 곧 연기과의 수업 무대인 셈이다. 이미 독보적인 위상을 자랑하고 있는 뮤지컬과는 국내 최고의 뮤지컬 전문인력 양성을 목표로 매진 중이다. 음악, 무용, 연기 등 체계적인 실기 중심으로 학생들의 역량을 강화해나가는 총체적인 교육으로 전천후 인재를 기른다. 재학생들은 1학기 2편, 2학기 3편씩 매년 5편의 공연을 소화해야 하는데 여타 학과에 비하면 압도적인 경험양이다. 2016년부터 중국 전매대학과 2+2과정을 공동운영하여 중국 및 세계시장으로 진출을 준비 중인 점도 주목할 만하다.

2015년부터 통합된 디지털콘텐츠학부는 동서대학교 콘텐츠의 토털 패키지를 한층 강화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게임, 애니메이션과 비주얼이펙트, 영상제작까지 세 전공으로 나뉘던 디지털콘텐츠학부는 임권택영화영상예술대학과 통합하여 하나의 학부로 재편됐다. 학부간 장점을 강화하고 단점을 보완하는 이같은 윈-윈 전략으로, 영화과는 디지털콘텐츠학부의 강점인 CG 및 애니메이션 기술력을 얻게 됐고, 디지털콘텐츠학부는 시나리오 부분의 취약점을 영화과로부터 보완할 수 있게 됐다. 재편 후 디지털콘텐츠학부는 게임테크놀로지, 게임아트, 애니메이션 & VFX 등 네 트랙으로 세분화하여 고유의 전문성을 한층 강화했다. 게다가 지난 10월, 디지털콘텐츠학부는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한 특성화 우수학과 선정사업에 선택되어 향후 5년 동안 우수한 교원을 확보하고, 교육 인프라와 프로그램을 구축하는 데 힘쓸 수 있게 됐다. 탄탄한 기본을 바탕으로 실전에 강한 인재들이 학제간 원활한 소통을 통해 ‘기술력’이란 날개까지 달았다. 임권택영화영상예술대학은 ‘임권택’이라는 이름을 달기에 한치 부끄러움이 없다.

입시전형

영화과와 디지털콘텐츠학부는 정시 가군이다. 수능 70%, 내신 30%를 반영한다. 뮤지컬과와 연기과는 정시 나군이다. 수능 30%, 내신 20%, 실기고사 50%를 반영하고, 뮤지컬과는 음악, 무용, 연기 중 하나를 선택해 3분 이내에 발표하면 된다. 연기과는 자유롭게 준비한 희곡의 한 장면을 연기하는 1~2분 이내의 자유연기, 제시된 대사를 연기하는 1분 이내의 지정연기로 심사한다. 실기와 관련해 유의사항이 있으니 입시요강을 살펴둘 것.

“아시아 영화교육의 허브를 목표로”

임권택영화영상예술대학 영화과 남인영 교수

-국내 최고의 설비를 갖췄다. 그외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시설이 중요한 지점이긴 하다. 매체예술에서 음향 하나가 공연의 질을 바꿔놓을 때도 있다. 국내 최고, 최신 설비에 덧붙여 최고의 교수진을 언급하고 싶다. 김대승, 이무영, 이용관 등 한국영화계에 중요한 경력을 지닌 분들이 직접 체험한 현장 분위기를 실전처럼 알려주신다. 물론 임권택 감독님께 수업을 들을 수 있다는 강점을 빼놓을 수 없다. 뮤지컬과, 연기과 역시 국내에서 손꼽히는 교수진이 함께하고 있다.

-올해부터 통합된 디지털콘텐츠학부와의 연계는 어떤가.

=최근엔 플랫폼이 다양화되고 극장의 경계를 넘어선 전방위적인 결합이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적극적이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차원에서 디지털콘텐츠학부와 통합했고 결과도 만족스럽다. CG 등 후반작업을 유연하게 연계하고 있다. 공통 교육과정을 개발 중인데 앞으로 한층 유기적인 교육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임권택영화영상예술대학의 지향은 무엇인가.

=일차적으로는 학생들이 현장에 나갔을 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살아 있는 교육을 하려 한다. 궁극적으로는 아시아 영화교육의 허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아시아 학생들을 지속적으로 유치해 4년제 정규과정을 전부 영어로 수업 중이다. 부산국제영화제와 아시아영화아카데미(AFA)와의 연계도 유기적이고 지속적이다. 그 밖에 교과과정의 다변화, 각종 사업단의 유치, 체계적이고 폭넓은 장학제도가 이를 뒷받침한다.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이만큼 자리잡고 성과를 거둔 데 긍지와 자부심이 있다.

-산학협력 등 현장으로의 지원이 충실하다고 들었다.

=센텀캠퍼스는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의 산업단지캠퍼스조성사업에 선정됐다. 단지 내 여러 영화영상관련 회사들과 긴밀한 협력이 가능하고, 장기 실습을 내보내기도 한다. 무엇보다 실제 작품을 만들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제도적인 지원이 마련되어 있기에 단편은 물론 장편 작업도 적지 않게 시도되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에 출품된 작품도 있다. 제작, 배급, 상영까지 여러 지원과 네트워크를 통해 서로 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