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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대학교] 영화, 방송, 광고… 영상콘텐츠 산업을 이끌어간다
문동명 사진 최성열 2015-12-15

국민대학교 예술대학 공연예술학부 연극영화전공

국민대학교 연극영화전공의 공간들이 위치한 예술관 건물은 예술대학에 속한 여러 과의 흔적이 도처에 묻어나 색다른 영감을 제공한다. 음악, 미술, 공연예술, 무용 등의 학과가 만드는 작품은 소위 종합예술이라 부르는 연극과 영화를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특별한 에너지를 전달한다. 영화 전공 학과의 수업은 타 전공 학생들에게도 열려 있어 김창주 교수가 진행하는 편집 수업에는 디자인과, 광고학과 학생들이 상당수 수업에 참여한다. 과제를 걷고 그걸 전부 확인하면서 합평 시간을 갖는데, 이때 비영화 전공자들의 색다른 시각과 접근까지 전해지면서 영화전공 학생들에게도 긍정적인 자극을 준다. 그들에게서 얻은 자극은, 시간이 지날수록 빠르게 변하고 있는 영화의 속성에 더 민첩하게 적응할 수 있는 여지가 피어나는 시작점이라 할 만하다.

‘소수정예’ 시스템 지향

올해로 설립 17년을 맞은 국민대학교 공연예술학부 연극영화과는 지난 해부터 본격적으로 연극전공와 영화전공이 분리, 운영되고 있다. 두 전공 합해 40명이던 정원은 별도의 충원 없이 각각 20명으로 나뉘어 애초에 지향했던 ‘소수정예’ 시스템을 그대로 지향한다. 그래서 국민대학교 연극영화과가 자랑하는 단결력은 더욱 공고해졌다. 동기뿐만 아니라 선후배간의 결속력 역시 남달라 서로 협업해 결과물을 만들어 수익을 만들기도 하고, 자발적으로 동아리를 조직해 창작 이외의 공부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덕분에 국민대학교가 자랑하는, 학생과 교수간 유대를 높이기 위해 개설한 강좌 ‘사제동행 세미나’의 역할은 더 무거워졌다. 영화, 연극 두 전공은 각자 독립적인 길을 가게 됐지만, 수업과 작품 활동 등 전공간 교류는 여전히 열려 있다.

영화전공은 예전부터 본교에서 강의를 맡았던 김창주 교수가 올해 정식으로 부임하면서 괄목할 만한 변화의 의지를 떨치고 있다. <명량> <설국열차> <끝까지 간다> 등 최근 몇년간 한국영화 흥행의 지표를 대표하는 작품들의 편집을 맡으면서 영화산업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 그가 영화과의 교편을 잡았다는 사실은, 단지 교수진이 한명 더 추가되었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충무로 인력이라는 김창주 교수의 존재는 국민대학교 영화전공이 좀더 현장에 가깝게 다가가는 방향을 정하는 데 결정적인 요인이 됐기 때문이다. 예고편, 색보정 등 포스트 프로덕션에 관한 수업이 추가된 건 가장 가깝게 확인할 수 있는 예. 연극과와 함께할 당시에는 두 전공간의 균형을 위해 작은 과목이라도 신설하기에 어려움이 작용할 수밖에 없었지만, 독립하고서 한결 수월하게 영화과만의 면모를 갖출 수 있었다. 연출과 이론에 집중되던 교과는 그대로 끌고 가되 현장에 대한 감각을 보다 폭넓게 쌓을 수 있게 됐다.

지난 9월 국민대학교 영화전공은 교수와 재학•졸업생이 힘을 합친 협동조합 나인스튜디오를 설립했다. 영화전공의 모든 수업이 이루어지는 예술관 지하 2층 공간 바로 옆에 자리한 국내 최고 수준의 촬영스튜디오와 함께 산학연계 교육과정과 실무실습을 동시에 진행한다. 덕분에 일찍부터 두각을 드러낸 학생은 나인스튜디오의 멤버가 돼 급여를 받고 개별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교육부에서 권하는 실용적인 학문에 대한 요구를 충족시키면서도 영화전공 학생들에게 현장감각을 익히게 하고, 그들을 금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개선된 환경은 기자재실을 그득 채울 장비들 목록에서도 드러난다. 최근까지 실습용 카메라로 캐논 EOS 5D가 구비돼 있었지만 곧 블랙매직사의 4K 카메라가 들어와 학생들의 창작욕을 북돋워줄 것이다. 내년 하반기에는 새로 도입되는 iMac 레티나 5K 12대를 통해 VFX 및 DI 교육을 강화할 예정이다. 한층 나아진 시설은 나인스튜디오의 성공적인 운영의 결과이기도 하다. 협동조합 활동으로 얻은 수익으로 영화전공이 자급자족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을 뿐만 아니라 학교에서도 학과의 성과를 감안해 더 많은 예산을 편성했다. 국민대학교는 이 장점을 더 밀고 나가 영화, 방송, 광고 등 콘텐츠를 제작하는 학교 기업을 설립할 계획이다.

해외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 제공

연극전공 교수진은 문자 그대로 알차다. 이론, 연출, 연기, 무대미술, 노래 등 연극에서 떠올릴 수 있는 모든 교육을 제공할 전문가들로 단단히 구성돼 있다. 국민대학교 예술대학장과 연극학회이사를 역임한 이혜정 교수는 연극평론가와 제작자로서 연극계에 널리 이름을 알렸고, 학교가 위치한 성북구의 문화 관련 사업에도 힘쓴 바 있다. 무대미술을 담당하는 김인준 교수는 ‘젊은연극제’ 집행위원장, 한국무대미술가협회 회장 등으로 활동했다. 김혜리, 박명신 교수의 이름은 연기의 이론과 실기 어느 하나 놓치지 않겠다는 국민대학교 연극전공의 의지가 확연히 엿보이는 대목이다. 화술훈련의 대가 크리스틴 링클레이터의 화술훈련법 지도 자격증을 가진 김혜리 교수의 수업은 배우가 지녀야 할 기본적인 면모를 튼튼히 다진다. <올드보이> <사도>에서 잊기 어려운 존재감을 드러냈던 박명신 교수는 연극과 영화를 넘나드는 현장 경험으로 학생들을 지도한다. 대부분의 연극과들이 연기뿐만 아니라 노래와 안무를 통해 학생의 자질을 판단하는 요즘 입시 트렌드는, 연극과 뮤지컬의 경계가 흐려지는 추세를 방증한다. 연극전공에서 노래를 가르치는 정경희 교수의 역할이 막중해지고 있음은 물론이다. <노트르담 드 파리> <지붕 위의 바이올린> 등 국민대학교 뮤지컬 작품들이 대표적인 예다.

국민대학교 연극전공의 반경은 정릉캠퍼스 공간에서 멈추지 않는다. 연극과는 학부 설립 초기부터 러시아, 미국, 프랑스의 현장 전문가와 교육자를 교수로 모셔와 여러 워크숍을 실시해왔다. 스타니슬랍스키, 스즈키, 뷰포인트 등의 훈련법을 벽안의 교수들에게서 지도받은 학생들의 활동은 한국에 국한되지 않았다. 러시아 국제학생연극제, 프랑스 엑스프레스예술제, 스코틀랜드 로열연극음악원과 중국 연변대학 연극과와의 합동공연, 에든버러프린지페스티벌 등 해외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는 더 넓은 무대를 기대하는 젊은 학생들에게 큰 자극이 되고 있다.

입시전형

국민대학교 영화전공은 정시 가군에서 19명을 뽑는다. 연극전공은 수시모집 미충원 인원 발생 시에만 그 인원을 나군에서 모집한다. 영화전공, 연극전공(비실기전형) 모두 실기 30%, 수능 70%를 반영하고, 수능 과목별 반영 비율은 국어, 영어, 탐구영역 33.3%씩 적용된다. 원서접수는 12월27일 오전10시부터 12월30일 오후 5시까지 가능하다. 영화전공 실기고사는 제시된 문학작품을 분석해 24컷 이내의 스토리보드를 90분 내에 재구성해야 한다. 연극전공은 지정대사와 특기를 평가하는 실기고사를 실시한다. 실기고사는 내년 1월4일부터 7일까지 개인 지정일시에 진행되고, 실기 날짜와 장소는 1월2일 오후 2시에 입학안내 홈페이지에서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전공수업만큼 교양수업도 중요한 게 영화”

예술대학 공연예술학부 영화전공 김창주 교수

-면접을 스토리보드 시험으로 대체하고 있다.

=특정한 주제를 던져주고 제한 시간 안에 그에 따른 스토리보드를 그리는 방식이다. 학생들의 창의력, 특히 스토리텔링과 관련한 능력을 보기 위해 채택한 방식이었다. 하지만 내년엔 다시 면접을 시행할 예정이다.

-색다른 방식으로 세간에 꽤 화제가 된 시험인데, 다시 옛 방식을 복원시키는 이유는 무엇인가.

=영화전공으로 따로 분리되면서 20명 소수정예로 가기 때문에, 더욱 자세한 질문을 통해 개개의 학생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눈빛을 보고 각자의 이야기를 들으면 그들에 대한 확신이 서기 마련이다.

-면접을 본다면 무엇을 가장 우선시할 것인가.

=개인적으로 가능성을 보려고 한다. 이제 막 학부에 들어온 학생에게 지금 당장 잘하고 못하고는 크게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세상을 진지하게 보는지, 얼마나 호기심을 갖고 있는지 등을 보려고 한다. 어떤 영화를 좋아하냐는 질문에 대답하기 시작하면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보통 졸업작품 제작이나 취업 활동으로 인해 강의실을 비우는 경우가 많은 4학년 수업에서 실습과 먼 인문학 관련 과목들이 눈에 띈다.

=“다른 건 몰라도 교양수업엔 절대 빠지지 말라”고 당부한다. 영화에는 결국 자기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담긴다. 숏과 숏을 기술적으로 붙이려고 한다면 얼마든지 가능은 하다. 하지만 자신의 철학이 담기지 않는 편집은 끝내 매력을 남길 수 없다. 실무와 산업을 강조하더라도 인문학에 대한 환기는 언제나 열어놓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