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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뉴스] 제 점수는요…
이예지 2015-12-04

문화체육관광부 콘텐츠 가치평가 제도 도입, 기대보다 우려가 커

지난 11월27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콘텐츠 가치 세미나.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콘텐츠의 가치를 정량화하는 콘텐츠 가치평가 제도를 도입한다. 문체부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을 콘텐츠 가치평가 정부기관으로 지정하고, 콘진원을 통해 예산 10억원을 투입해 2016년 1월부터 이 제도를 시범 운영한다. 지난 11월27일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관에서 열린 콘텐츠 가치 세미나에서 콘진원은 영화, 음악, 게임, 애니메이션 등 콘텐츠를 정량적 평가 모형과 지표를 통해 평가할 계획을 밝혔다. 금융기관이나 투자조합, 혹은 콘텐츠 제작사가 프로젝트의 가치평가를 의뢰하면 콘진원의 가치평가센터에서 평가 보고서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콘진원 콘텐츠가치평가TF팀 백승혁 선임연구위원은 “절대적인 결과치가 아니라 참고자료로 사용해 달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세부 장르를 구분해 세밀한 평가가 가능해졌고, 산업정보시스템 DB를 추가로 제공하려 한다. 정량적인 항목으로 측정이 어려운 경쟁작 상황, 시의적 배경 등에 대해선 전문가들로 구성된 가치평가위원회를 설립해 의견을 반영할 예정”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콘텐츠를 정량평가하려는 시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크다. 최현용 한국영화산업전략센터 소장은 “정부 입맛에 맞는 영화만 투자하라고 지침을 제공하려는 의도로도 볼 수 있다”며 비판했다. 그는 “문체부에서 출자한 돈으로 만들어진 투자조합이 투자를 한다면, 출자한 주체가 점수까지 매겨 제공하는 데 압박을 느끼지 않을 수 있겠나. 자율적인 투자를 저해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 이미 모태펀드의 투자심의위원회가 있는데 문체부에서 콘진원을 통해 평가기준을 마련하겠다는 건 이중평가를 하겠다는 거다. 투자를 결정하는 데 시어머니들이 많아지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이번 제도 운영을 두고 제1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정부기관에서 콘텐츠를 판단하는 기준을 준다면, 참고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선 환영”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그는 “트렌디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콘텐츠의 속도를 시스템이 따라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밝히며 “가치평가 제도 역시 시장의 평가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