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네트웍스 대표이사를 지낸 김선호가 음악 에세이 <정동진에서>와 시집 <풍경소리에 어제를 버리다>에 이어 월드뮤직 가이드라고 할 수 있는 <지구촌 음악과 놀다>를 펴냈다. 부제는 ‘떠나기 전 꼭 들어야 할 지구촌 명곡 100선 이야기’로, “세계 도처의 좋은 음악을 골라서 독자들과 함께 놀고 쉬어보자는 취지에서 쓴 책”이다. 연대기적 구분이나 장르적 구분에 따른 전문서 형태가 아니라 에세이이며, 따라서 음악에 이미 충분한 지식이 있는 사람보다는 입문하는 사람에게 권한다.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을 보고 음악이 좋다고 막연하게 생각했던 이라면 관심이 있을 것이다. 참고로 이 책에 소개할 음악을 선별한 기준에 대해서 말하자면, “듣기 편하고 서정적인 곡 위주로 소개하고자 했다. 유명해서 잘 알고 있는 곡은 간단히 언급하거나 제외했다. 또한 비트가 강한 곡, 신시사이징된 곡들도 가능한 제외했다. 기본적으로 필자는 그런 곡을 썩 좋아하지 않는다”.
책의 분위기를 알 수 있게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에 나왔던 오마라 포르투온도에 대한 대목을 인용하면 이렇다. “파파 할머니가 된 오마라 포르투온도가 목소리도 제대로 안 나오는 상황에서 <키사스 키사스 키사스>를 부른다. 그 옆에 단지 둥그런 빨래판같이 생긴 악기를 막대기로 벅벅 긁으며 백 코러스 정도의 역할만 하고 있는 시원하게 생긴 여자가 바로 이다니아 발데스이다. 정말 이 장면에서 파파 할머니는 그냥 좀 쉬고 이다니아 발데스가 한번 호소력 있는 그의 목소리로 그 곡을 불렀으면 훨씬 좋았을 거라는 게 필자의 생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