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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우연히 설치된 앱 <앱>
김수빈 2015-11-18

여느 또래들처럼 스마트폰을 끼고 사는 대학생 안나(해나 혹스트라). 우연히 전 남자친구를 만나 광란의 파티를 즐긴 다음날, 그녀의 휴대폰에는 알 수 없는 출처의 앱 ‘아이리스’가 설치된다. 이후 주변 사람들의 휴대폰에도 같은 앱이 바이러스처럼 번진다. 앱은 휴대폰 주인의 사생활을 녹화해 폭로하고 주변 전자기기 신호를 교란하면서 인물들을 하나둘 사지로 몬다. 절친 소피까지 희생되자 그녀 곁에는 남동생만이 남는다. 걷지 못하는 남동생은 다리에 인공지능 임플란트를 삽입하는 수술을 받은 참이다. 앱은 몸에 기계가 삽입된 남동생을 노린다.

각종 스마트폰 앱이 생활의 질을 좌우하고 휴대폰에 대한 사람들의 의존도가 실로 막대한 오늘날, ‘우연히 설치된 앱의 파괴력’은 관객의 공감을 끌어낼 수 있는 흥미로운 소재다. 그러나 영화에서 흥미로운 부분은 ‘소재’에서 끝난다. 테크노 스릴러를 표방하고 있지만 기술적 엉성함은 물론 스토리의 허술함이 호러에 가깝다. 주인공의 대결 상대인 일개 앱의 위력은 가히 초자연적이다. 스마트폰을 CCTV나 폭탄으로 만드는 것을 넘어 위대한 앱 ‘아이리스’는 미래의 일을 예언하고 며칠 후의 통화 내용까지 미리 전달하는 기능을 선보인다. 빠른 속도로 상승하던 엘리베이터가 급정지해도 주인공이 멀쩡한 상황 같은 건 애교로 넘겨야 한다. 주인공은 영문도 모른 채 앱과의 전쟁을 시작하지만 그 영문은 끝까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는다. 서사의 힘이 아니라 갑작스런 교통사고, 폭발 등을 통한 시청각적 충격으로 자극을 전하는 점도 영 편치 않은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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