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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라는 단어가 주는 울림 <세컨드 마더>
송경원 2015-11-11

‘엄마’라는 단어에는 말로는 다 담을 수 없는 울림이 있다. 그것은 보편적이면서도 유일하다. <세컨드 마더>는 13년째 남처럼 떨어져 살았던 엄마와 딸이 관계를 회복해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부유한 가정집의 하우스 메이드로 일하는 발(헤지나 카제)은 가족의 생계를 위해서라곤 하지만 딸과 소원해진 상태다. 어느 날 딸 제시카(카밀라 마르질라)가 대학 입시를 위해 주인집에서 함께 살게 되면서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오기 시작한다. 발은 자유분방한 카밀라의 태도가 불편하고, 카밀라는 매사 집주인의 눈치를 살피는 엄마가 답답하다. 발은 타인보다 멀어진 친딸과 딸보다 정성을 쏟으며 길러온 주인집 아들 파빙요 사이에서 혼란을 느끼지만, 천천히 그동안의 삶을 되돌아보기 시작한다.

발은, 주인집 아들에게는 친엄마만큼 친근해서 두 번째 ‘엄마’이고, 친딸 제시카에게는 길러준 엄마보다 낯설어서 ‘두 번째’ 엄마다. 영화는 어디에 방점을 찍느냐에 따라 조금 다르게 다가온다. 엄마로 대표되는 가족 드라마로 볼 때는 모정이라는 보편타당한 감동을 전한다. 브라질 특유의 상황이 낯설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공감 가능한 범주 안에서 변화하는 감정들을 성실하게 따라간다. 반면 ‘세컨드’ 마더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집중해 보면 사회드라마로 읽힌다. 높은 보모 고용률, 평가절하되는 가사노동의 가치, 빈부격차로 인한 고용주와 고용인의 사회적 신분차 등 워킹맘을 둘러싼 사회구조적인 문제들이 녹아 있다. 다소 무거운 주제를 보편적인 정서로 풀어낸 솜씨가 돋보인다. 발 역의 헤지나 카제의 연기는 이 드라마를 성립시키는 바탕 역할을 한다. 2015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 연기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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