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한 단어에 담는다면, 그 단어는 무엇이 될까요?” 명베이시스트 빅터 우튼(Victor Wooten)이 유튜브의 영상 속에서 수강생들에게 묻는다. 학생들이 제시한 대답들은 다양하다. 누군가는 그것을 “사랑이나 감정”이라고 하고, 누군가는 좀 있어 보이고 싶었는지 음악을 “스펙트럼”이라고 정의한다. 학생들의 대답을 다 들은 빅터 우튼은 마치 현자 같은 표정을 지으며 “다 좋다”라고 먼저 단서를 단다. 그러고는 “전세계의 레슨 캠프를 돌아다니며 이 질문을 했을 때, 그 누구도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없어요. 음악은 ‘음표’나 ‘스케일’이라는 대답. 마찬가지로 음악이 ‘테크닉’이라거나 ‘모드’(선법)라는 대답도”라고 말한다. 그래, 옳다구나. 음악이란 건 그러니까, 감정의 표현이기도 하지만 (보컬이든 악기든) 그것이 어디까지나 연주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잊곤 한다. 예컨대 당신이 기타리스트 박주원이나 록 밴드 라이프 앤드 타임의 음악을 듣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나는 이들의 음악이 저 자신만의 독창성을 지닐 수 있는 건, 예술가연(藝術家演)하는 태도 이전에 부단한 훈련을 통해 완성된 ‘기술’에 있다고 믿는다. 사람들은 보통 음악적인 감각을 천부적인 것이라고 착각한다. 그러나 감각을 만드는 건 도리어 반복된 훈련이다. 생각은 창의적으로 하되 반복, 또 반복하며 반복의 미학에 헌신하는 것이다. 그러나 또한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음악의 역사에서 ‘미스터 퍼펙트’임을 과시했던 수많은 뮤지션과 밴드들이 있었지만 생존 게임에서 결국 승리했던 이들은 불멸의 테크니션인 동시에 뛰어난 창작자이기도 했다. 빅터 우튼의 가르침에서 음악의 기본을 되새겨보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