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층 건물 창문닦이 아르바이트를 하며 살아가는 청년 히로시(노다 요지로). 미대를 나왔지만 그림에 대한 꿈은 접은 지 오래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위암으로 3개월 선고를 받게 된다. 갑작스럽게 닥친 죽음을 감당해야 하는 히로시와 달리 우연히 만난 고등학생 소녀 마이(스기사키 하나)는 치매 걸린 할머니와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삶을 비관하며 살아간다. 감정의 유효기간에도 불구하고 히로시는 마이에게 끌리기 시작하고 마이 역시 히로시에게 첫사랑의 감정을 느낀다.
병에 걸리기 전 히로시는 목적 없이 살아가는 평범한 이십대 청년에 불과했다. “계속 아르바이트만 하면서 살 거냐?”는 주변의 우려 섞인 질문에도 그는 이렇다 할 답변을 준비하지 못한다. 그러던 그가 삶의 의지를 피력하는 순간은 아이러니하게도 죽음을 인지하고 나서부터다. 병원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과 소녀 마이를 통해 그는 처음으로 삶의 가치에 대해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히로시는 화장실 벽 전체에 꿈을 잃은 소녀 마이에게 희망을 불어넣어줄 <피에타>를 그리기 시작한다. 시한부 청년과 소녀의 사랑이라는 소재를 가져오지만, 영화는 최루성 멜로물과는 거리가 멀다. 시종 냉소적이었던 히로시의 변화가 보여주는 건 지금의 청년들이 간과하고 있는 삶을 향한 뜨거운 에너지다. 만화가 데즈카 오사무의 동명의 유작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작품으로, 인기 록밴드 래드윔프스의 보컬 노다 요지로가 주연 히로시로 첫 연기에 도전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