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리스트의 아들>은 테러리스트 엘사이드 노사이르의 아들 잭 이브라힘이 살면서 감내해야 했던 고난들을 꿋꿋하게 고백한 책이다. 오사마 빈 라덴이 “엘사이드 노사이르를 기억하라”고 촉구했을 만큼 영향력 있는 테러리스트의 아들로 태어난 잭과 그의 가족은 주변의 손가락질에 못 이겨 수십 차례 이사했고, 극심한 가난에 시달려야 했다. 어머니가 재혼한 뒤로도 의붓아버지의 지독한 폭력에 시달렸던 그는 그런 상황에서도 아버지의 테러 행위가 얼마나 끔찍한 것인지 곱씹으면서 끝내 평화를 선택했다. 유년 시절부터 현재까지 겪은 설움과 깨달음을 느슨한 연대기순으로 적어나갔다. 담담하게 적힌 20년간의 수기는 주어진 환경에 지지 않고 결국 바른 것을 지향하라는 보편적인 가르침을 선명하게 새긴다.
건축가 마크 쿠시너가 쓴 <미래의 건축 100>은 지구 각지의 건축물의 모습을 시원하게 담은 도판으로 채워져 있다. 과학적인 틀이 아닌 작가의 주관적인 기준으로 선택한 100여개의 프로젝트에 전세계 모든 대륙과 갖가지 건축 종류가 포함된다. 건축물 페이지마다 제목으로서 수록된 질문에 간혹 “소가 집을 지어준다면 어떨까?”, “달에서 살 수 있을까?” 같은 황당한 것도 섞였지만, 저자는 “우리는 좀더 어렵고 좀더 창의적인 질문을 더 많이 던져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그것들이 그저 던지는 농담만은 아님을 강조한다.
문학동네는 <테러리스트의 아들> <미래의 건축 100>을 필두로 테드(TED)의 강연들을 텍스트로 옮긴 ‘테드 총서’ 시리즈를 시작한다. 테드는 각계각층 명사들이 18분 이내의 강연을 통해 자신의 지혜를 전파하는 플랫폼이다. 과학, 비즈니스, 국제 문제 등 세상 모든 분야에서 “색다른 발상이 우리 태도와 삶, 궁극적으로 우리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아이디어를 나누는 자리라 할 수 있다. 테드 총서는 화자의 강연 방식을 고려한 세심한 편집과 노승영, 김명남의 빼어난 번역으로 가치를 한껏 높인다. 다음 편은 수학을 통해 사랑을 풀어내는 책과 미생물이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알리는 책을 준비 중이니 주목해보자.
책으로 읽는 테드(TED)
사람을 죽일 정도의 증오가 저절로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누군가에게 배워야 생겨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아니, 그냥 가르침을 받아서도 아니고 강제로 세뇌되어야 한다. 이것은 자연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다. 증오가 저절로 생긴다는 건 거짓이다. 비빌 언덕이 없는 사람들에게 대안적 세계관을 거부당한 사람들에게 거듭 되뇌는 거짓말이다.(<테러리스트의 아들>, 25쪽)
건축은 농사일과 같다. 뿌린 대로 거둔다.(<미래의 건축 100>, 14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