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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테러범에 맞서는 여주인공 <서바이버>

9•11 사태 이후 14년이 지났지만 미국은 여전히 테러 공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보안담당요원 케이트 애벗(밀라 요보비치)은 미국 비자 신청자 중 위험인물을 파악해 테러를 예방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미국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케이트는 런던에 있는 미 대사관으로 파견된다. 한편 유럽에서 활동 중인 테러리스트 내쉬(피어스 브로스넌)와 조력자 밸런 박사(로저 리스)는 새해 첫날 뉴욕에서 테러를 감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케이트가 밸런 박사의 비자 발급을 보류하면서 계획에 차질이 생긴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내쉬는 케이트와 팀원들이 예약한 식당에 폭발물을 설치해 그녀를 제거하려 한다. 식당을 찾았던 보안팀원은 폭발 사고로 모두 즉사하지만 케이트는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다. 상황을 지켜보던 내쉬는 사고 현장을 빠져나가는 케이트를 뒤쫓고, 미 대사관 역시 유일한 생존자인 케이트를 용의자로 지목한 뒤 그녀의 뒤를 쫓는다.

캐스팅만 보면 <서바이버>는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의 여전사 밀라 요보비치와 한때 007 제임스 본드였던 피어스 브로스넌이 펼치는 액션의 앙상블이 핵심인 스릴러처럼 보인다. 하지만 피어스 브로스넌의 비중은 생각보다 작다. 서사의 방점이 케이트에게 부여된 이중의 미션, 즉 자신을 테러범으로 오인한 당국의 감시망을 피하는 동시에 혼자 힘으로 진짜 테러범을 처리해야 한다는 설정에 찍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서바이버>는 밀라 요보비치의 활약을 위해 마련된 독무대와 같다. 자연스럽게 영화의 성패는 정반대의 방향에서 케이트를 압박해오는 두 집단의 움직임이 얼마나 긴장감 있게 그려지는지, 여기에 홀로 맞서는 케이트라는 캐릭터가 얼마나 카리스마 있게 묘사되는지에 달린다. 아쉽게도 그리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온 것 같지는 않다. 영화가 치밀하게 직조된 사건을 통해 케이트의 능력을 설득력 있게 증명해나가는 대신 그녀가 독보적인 존재라는 전제를 밀어붙여 어떤 어려움이든 쉽게 해결 가능하다는 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서바이버>는 액션의 작용과 반작용의 리듬이 약한 가운데 주인공이 혼자 독주하는 밋밋한 스릴러에 그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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