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저 군대의 생존자들이 프리저를 살리기 위해 지구에 잠입해 드래곤볼 7개를 모은다. 소원을 빌어 부활한 프리저는 그사이 훨씬 강해졌고, 손오공을 비롯한 사이어인들에게 복수하겠다는 일념으로 군대를 이끌고 곧장 지구를 침략한다. 손오반, 피콜로, 크리링이 우여곡절 끝에 프리저 군대를 막아내지만, 결국 그들 모두 막강해진 프리저에 대항하지 못한다. 파괴의 신 비루스의 별에서 수련 중이던 손오공과 베지터는 뒤늦게 이 소식을 알고 싸움터에 도착한다.
<드래곤볼 Z: 부활의 F>(이하 <부활의 F>)는 드래곤볼 마니아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악당인 프리저를 소환한 극장판 애니메이션이다. 초반부터 어수룩한 유머 코드가 산재해 있어, 보다 넓은 연령층을 위해 만든 작품이라는 걸 알아차리기에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다. 오랜만에 만나는 프리저의 힘이 크게 불어나 더욱 규모 있는 액션을 기대할 만하지만 이미 1/3이 지난 지점부터 시작되는 전투 신들은 별다른 감흥을 끌어내지 못한다. 170 대 1에 달하는 ‘조연들’의 대규모 액션은 그저 그 수에 잠시 입을 벌리게 할 뿐이다. 손오공과 베지터가 도착해 프리저와 벌이는 싸움 역시 밋밋하긴 마찬가지. 본래 <드래곤볼> 시리즈는 누군가의 힘이 강해지기 전에 일정 부분 드라마가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그 과정에 집중시키기 마련이다. 그러나 <부활의 F>는 그 틈을 변신의 연속으로 채워 정작 변신 자체의 상승 기능을 무마시키고 만다. 원작자 도리야마 아키라가 직접 각본을 담당했다는 사실이 원망스러울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