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힙합 프로듀서 코드쿤스트가 미국의 래퍼 조이배드애스(Joey Bada $$)와 작업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나는 ‘어울리겠군’이라고 생각했다. 그 후 이들의 작업에 타블로가 합류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나는 ‘선택의 범위가 넓진 않았겠지만 그 안에서 가장 좋은 그림이 나왔군’이라고 생각했다. 일단 루미넌트엔터테인먼트가 ‘한국 힙합의 세계화’를 표방하며 야심차게 추진한 프로젝트이기에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한국 래퍼여야 했을 것이다. 여기에 더해 랩도 잘해야 하고, 만약 유명하기까지 하다면 마케팅에 큰 도움이 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만족하는 한국 래퍼 중 최선은 타블로다.
<Hood>는 타블로와 조이배드애스가 중립지대에서 만나 만들어낸 곡 같다. 기존의 자기 스타일을 내세우거나 날뛰지 않는다. 특히 1995년생이지만 1995년 스타일의 힙합을 추구해온 조이배드애스는 예의 그 역동적인 ‘빡센’ 랩을 선보이지 않는다. 대신에 둘은 회색빛 코드쿤스트의 사운드 위에 자리한 회색지대에서 만나 철저한 팀플레이를 펼친다. 힙합은 예로부터 늘 ‘동네’, 즉 후드(Hood)에 대해 말해왔다. “내가 태어난 곳, 내가 사는 곳, 나의 동네, 그리고 나의 삶. 내가 우리 동네를 대표해. 난 여기 출신이야. 난 여기에서 왔어. 이곳이 나의 뿌리야.” 이 곡에서도 마찬가지다. 타블로의 동네와 조이배드애스의 동네가 ‘문학’을 통해 각각 세워진 후, 서로의 동네가 섞이며 울림을 선사하는 이곳. 바로 ‘Hood’다. “내가 사는 곳에선 고생, 고통에게 ‘한’이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그의 강이 우리의 도시 속에 흐른다. 그가 우리의 핏줄 속에 흐르듯이./ 당신들이 ‘소울’이라고 부르는 것이 우리의 도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