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당착: 시대정신과 현실참여>는 정치풍자 코미디다. 영화는 ‘2010대한뉘우스’로 시작한다. 일가족이 밥상머리에서 정부 정책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한다. 4대강 사업, 청계천 복원 사업, 용산참사 등을 거쳐 대통령의 사주팔자 이야기로 주제가 이어진다. TV 콩트물처럼 방청객의 웃음소리도 뒤섞여 있다. 몇개의 챕터가 더 진행되고 각종 신문 기사의 푸티지 영상이 이어지더니 마침내 본격적인 정치풍자가 시작된다. 이때 상반신만 있는 포돌이 인형이 등장한다. 그는 아버지라는 사람에게 메일을 보내 만남을 청하고 그전까지 하반신을 만들어 붙이겠다는 야심찬 계획에 들어간다. 그런데 집 안 곳곳에 등장한 쥐떼들이 그의 공구며 살림, 심혈을 기울여 제작 중인 하반신을 갉아먹는다. 쥐떼를 때려잡으려는 포돌이의 사투, 시끄럽다는 주민들의 아우성, 이 모든 난장판 속에서 기도만 올리는 (아마도 포돌이의) 어머니까지. 장면과 장면 사이를 연결하는 건 투쟁가와 소녀시대의 <Gee>와 괴성들이다.
영화는 이명박 정부의 정책과 현 정권에 대한 풍자로 채워졌다. 여기에 열악한 제작 환경을 그대로 드러내는 데서 웃음을 유발하기도 한다. 포돌이를 조작하기 위해 붙인 와이어, 쥐떼를 움직이기 위해 이은 막대 등이 그대로 보여도 상관없다는 투다. 법과 질서의 수호자라는 포돌이가 결국 이 아수라장의 원인 제공자가 되는 상황도 아이러니하다. 영화는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두 차례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은 바 있다. 특정 계층에 대한 혐오가 지나치고 개인의 존엄을 해친다는 것과 영화의 폭력성이 문제로 지적됐다. 이후 감독의 끈질긴 법정 투쟁으로 지난해 7월 대법원으로부터 제한상영가 최종 취소 판정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