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상희가 제5회 사할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철원기행>으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김대환 감독의 <철원기행>은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상 수상작이며, 제65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부문 초청작이다. 아버지의 정년퇴임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가족이 폭설로 교통이 마비된 동안 다투고 화해하는 2박3일을 그린다. 촬영차 사할린에 갈 수 없었던 이상희 대신 상은 김대환 감독이 대리 수상했다. 김 감독은 <충심, 소소>(2012)를 보고 “아무나 가질 수 없는 기운이 보여” 이상희를 낙천적이고 상냥한 며느리 역에 캐스팅했다. 이상희는 “<충심, 소소> 이후로 밝은 역을 연기한 적이 없어 그 제안이 감사했다”고 한다. 베를린에 머물던 중 사할린 초청장을 받아든 김 감독은 “<철원기행>을 찍을 때 강원도엔 100년 만의 폭설이 내렸는데 늘 눈이 많이 오는 사할린에선 아주 평범한 광경이라 그곳 관객 눈에 영화가 어떻게 보일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아쉽게도 폐막일에 가까운 늦된 상영을 했지만 관객 반응은 뜨거웠다고. 관객 중 3분의 1이 고려인이었기 때문인지 관객이 가장 호기심을 표한 부분은 “한국의 가족 구조”였다. 그런데 정작 김 감독은 폐막식에서 수상 소식을 직접 듣기 전까지 전혀 수상 여부를 알지 못했다. “통역을 도운 현지인에게 수상 소식이 미리 전달되었는데 나를 깜짝 놀라게 해주고 싶어 그 얘기를 폐막 때까지 비밀로 했다더라. (웃음)” <철원기행>은 올 연말 국내 개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