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쓰레기’라고 부른다. 예뻐서 샀는데 막상 집에 두고 보니 짐만 되는 것들 말이다. 누구나 집에 이런 물건 한 트럭분은 있으리라. <씨네21> 이화정 기자의 집에는 이런 물건이 열 트럭분은 있다. 여느 집과 차이가 있다면, 어찌나 그 수가 많고 서로 조화롭게 놓여 있는지 예쁜 물건들의 정글 같달까. 여행지에서 싼값에 독특하고 사연 있는 빈티지를 사고 싶은 사람에게 권하고 싶은 <시간 수집가의 빈티지 여행>은 감식안 뛰어난 친구의 쇼핑 가이드다. 이 책만 가지고 되는 것은 아니다. ‘덴마크 코펜하겐 빈티지 그릇 상점’편에 적힌 것처럼, “체력과 구매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단 체력. 성냥개비처럼 마른 이화정 기자는 ‘시장’, ‘쇼핑센터’라 불리는 곳에 발을 들이면 슈퍼히어로로 거듭난다. 창고로 직행할 위기에 처한 작고 예쁜 물건들을 모두 구입할 때까지 멈추지 않는다. 그리고 남는 것은 의지의 문제. 함께 치앙마이로 여행 갔을 때 내가 기겁한 것은 유리로 된 생수병을 뽁뽁이에 싸서 슈트케이스에 담는 모습이었다. 병에 적힌 타이어가 예뻐서! <시간 수집가의 빈티지 여행>의 또 하나의 장점은, 벼룩시장별 주력 아이템과 이용법에 대한 안내도 착실하다는 것이다. 이 책 속의 말마따나 베를린 마우어 파크 벼룩시장은 물건은 많지만 득템은 어렵다. 되레 재미는 주말 노래자랑이 벌어지는 마우어 파크 자체에 있다. 대신 베를린의 실내 벼룩시장을 노리길. 구동독 시절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제품이 많다. 책에 실린 사진들은 모두 필자가 찍은 것으로, 사진 구경만으로도 빈티지숍 실내를 구경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도서] 컬렉터를 위하여
글
이다혜
2015-09-03
<시간 수집가의 빈티지 여행> 이화정 지음 / 북노마드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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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컬렉터를 위하여 <시간 수집가의 빈티지 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