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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고 있던 내면의 존재를 일깨우는 여행 <인사이드 아웃>

픽사는 종종 동물이나 사물에 언어와 인격을 부여해왔다. 이번 작품에서 인격을 부여받은 대상은 무의식과 감정이다. <인사이드 아웃>은 모든 사람의 머릿속에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 등 다섯 가지 감정이 살고 있다는 것을 전제한다. 관객이 체험해볼 두뇌는 11살 소녀 라일리의 머릿속이다. 라일리는 최근 부모와 미네소타를 떠나 캘리포니아로 이사 온다. 이사 온 집은 아직 가구를 들여놓지 않아 휑하고, 학교 친구들은 낯설기만 하다. 라일리가 처한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라일리 머릿속의 기쁨이는 덩달아 바빠진다. 요즘 들어 부쩍 기운이 세진 슬픔이를 비롯한 다른 감정들을 다독이면서 라일리가 평정심을 유지하도록 애를 쓴다. 그러던 중 컨트롤 타워에 보관된 라일리의 핵심기억을 보호하려다 기쁨이와 슬픔이가 기억섬으로 빨려들어가는 사고가 일어난다.

우주만큼이나 스펙터클한 장소는 개인의 내면일 것이다. 픽사는 감정이라는 작은 친구들의 몸을 빌려 인간의 두뇌 속을 탐험해볼 것을 제안한다. 이 여행은 꽤 흡인력이 있는데 무엇보다 인간 내부를 정교하게 설계해놓았기 때문이다. 매일 생성되는 새로운 기억을 감정별 색채를 띤 구슬로 명쾌하게 시각화했다. 기억이 뭉쳐 몇 가지 성격을 형성하고 이것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하는 복잡한 과정 역시 단순하게 형상화한다. 잠든 사이 기억의 일부를 조작해 꿈 이미지로 연출하는 연출가, 오랫동안 꺼내지 않았으나 여전히 내면에 잠자고 있던 상상 속의 친구 등의 존재를 통해 관객이 잃어버린 어떤 것을 다시 꺼내어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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