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Academy of Motion Picture Arts and Sciences, 이하 아카데미)가 새로이 회원으로 선발한 322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아카데미는 오스카(Oscar)라고도 불리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을 주관하는 비영리단체다. 아카데미는 매년 사망한 회원이나 자격을 잃은 회원을 대체할 신규 회원 200여명을 뽑는다. 감독과 배우, 프로듀서, 다큐멘터리스트를 비롯해 촬영, 캐스팅, 편집, 의상, 헤어, 음악까지 각 분야에 걸쳐 선발한다. 회원 초청은 영화인으로서의 경력을 고려해 기존 회원 2인 이상의 추천을 받아야 가능하다.
올해 322명의 회원이 초청된 것은 상당히 파격적인 결정이다. 지난 2년간 회원으로 초청한 영화인 수는 각각 276명, 271명이었다. 또한 이례적으로 자국민뿐만 아니라 젊은 영화인, 여성 영화인, 해외 영화인이 다수 신규 회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펠리시티 존스, 에마 스톤, 로저먼드 파이크, 프랑수아 오종, 웨인 왕, 데이비드 오예로워, 데브 파텔, 베네딕트 컴버배치, 대니얼 래드클리프, 에디 레드메인, 마틴 프리먼 등이 포함됐다. 아카데미 역사상 최초로 국내 영화인 다섯명, 즉 임권택 감독, 봉준호 감독, 배우 최민식, 송강호, 디즈니 스튜디오에서 근무 중인 김상진 수석 애니메이터도 초청됐다. 아카데미가 조직의 지나친 보수화, 백인 남성 위주의 회원 구성에 대한 비판을 우려해 대안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짐작된다. 셰릴 분 아이작 아카데미 대표는 “인종, 성별, 연령, 국적에 구애받지 않고 올해만큼 다양하게 회원 자격을 확장한 사례는 없었다. 이 폭넓은 소통의 시도가 할리우드뿐만 아니라 영화, TV, 음악 등 모든 분야에서 더 나은 미래를 가져오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규 회원으로 초청된 영화인들은 수락의 과정을 거쳐 정식으로 회원 자격을 갖춘 뒤 아카데미 시상식의 투표권을 갖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