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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같은 이야기가 비추는 현실의 모습 <소수의견>
송경원 2015-06-24

국선 변호인 윤진원(윤계상)은 강제철거 현장에서 경찰을 죽인 철거민 박재호(이경영)의 변호를 맡는다. 박재호는 아들을 죽인 경찰에 대한 정당방위를 주장한다. 진원은 조직적으로 사건을 은폐하려는 검찰을 보고 사건을 파헤치기로 결심한다. 진원은 기자 수경(김옥빈)과 함께 여론을 형성하고 선배 변호사 대석(유해진)과 국민참여재판 및 국가배상청구소송을 준비한다.

손아람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소수의견>은 대한민국 공권력이 작동하는 부조리한 과정을 담는다. 뭔가 대단한 음모가 진행되지 않아도 윗선의 보호를 위해 알아서 일사불란하게 돌아가는 시스템의 폭력, 강자에게 유리한 법의 모순을 고발한다. 권력에 봉사하는 ‘평범하고 선량한’ 사람들의 축 처진 뒷모습은 익히 알고 있는 사실임에도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사회 고발성이 강한 영화지만 기본 뼈대는 여느 법정 드라마의 공식을 따른다. 일말의 상식과 정의감을 갖춘 비주류 변호사가 소신을 가지고 재판을 마친다는 이야기는 관객의 감성에 호소하기 충분하다. 하지만 전개 과정의 초점이 일관되지 않고 뜬금없는 순간이 많아 다소 산만하다. 그것이 몰입을 경계하는 연출적 태도인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맥을 끊는 불필요한 장면들로 인해 긴장이 늘어지는 건 분명하다. 그럼에도 적지 않은 울림을 남기는 건 아무리 부정해도 이 ‘영화 같은 이야기’가 지금 현재 우리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는 픽션입니다’라는 오프닝 자막과 “이거 소설 아니거든?”이라는 기자의 말이 묘한 충돌을 일으킨다. 이 영화 속 즐거움의 팔할은 그같은 차진 대사에서 온다. 물론 유해진의 물오른 생활 연기는 이번에도 신의 한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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