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지 못하는 드래곤인 코코넛(김경희)은 할아버지 대신 지키고 있던 마을의 보물 불꽃풀을 잃어버린다. 코코넛, 육식 종족이지만 채식을 마음먹은 오스카(이소은), 현명하고 새침한 고슴도치 마틸다. 세 친구는 드래곤 아일랜드의 운명이 걸린 불꽃풀을 찾기 위해 모험을 떠난다. 그들은 호시탐탐 불꽃풀을 노리는 셰프 드래곤과 모든 걸 집어삼키는 구덩이 괴물 등 다양한 종족을 만나며 위기에 봉착한다.
독일 동화작가 잉고 사이그너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리틀 드래곤 코코넛>은 활용하기 좋은 소재들을 갖고 시작한다. 모든 캐릭터가 남자아이들이 특히 좋아하는 소재인 용이고, 제각각의 특징을 지닌 다양한 종족이 등장한다. 어딘가 부족하지만 구김살 없이 목표를 향해 가는 코코넛이 주인공인 것도 정석적인 성장 서사를 얼마간 보장할 수 있는 소재다. 다만 <리틀 드래곤 코코넛>은 그것들을 늘어놓기만 한 채 유기적으로 작동시키지 못한다. 용의 본래 특징을 귀엽게 에둘러 캐릭터를 만들었지만 용이 아닌 그 어떤 동물로 대치해도 무방할 만큼 용의 면모는 희미하다. 코코넛과 친구들, 드래곤 아일랜드 사람들, 두축으로 나눠 진행하는 이야기는 어느 한쪽에도 힘을 싣지 못하고 산만함만 남긴다. 코코넛, 오스카, 마틸다가 찾으려는 불꽃풀의 존재도 어설프게 그려지기 때문에, 그를 위한 세 친구의 모험에도 긴장이 발생하지 않는다. 우여곡절이 그리 대단하지 않아 영화의 클라이맥스가 됐어야 할 코코넛이 하늘을 나는 대목은 특별한 순간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그저 수많은 사건 중 하나로 지나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