첸(박기웅)은 중국인 몇몇과 한국으로 밀항하는 배에 오른다. 첸의 목적은 하나다. 한국에 수출한 장어의 결백을 증명하는 것이다. 한국의 식품안전청 검사 결과 첸과 그의 아버지가 키운 장어에서 기준치를 웃도는 양의 수은이 검출되면서 아버지는 몸져눕고, 사업마저 접게 되면서 첸은 사면초가에 몰린 상황이다. 첸은 재검사를 위한 장어 세 마리만 가방에 넣은 채 무작정 한국행 배에 몸을 숨긴다. 그러던 중 함께 국경을 넘던 중국인이 위험에 빠진다. 그는 첸에게 권총과 사진 한장을 맡기며 자신을 배신하고 개가한 아내와 그 남편을 죽여 달라는 유언을 남긴 채 사살된다. 첸은 무작정 식품안전청 앞에서 재검사를 요구하며 피켓 시위를 벌인다. 검시관 미(한채아)는 출퇴근할 때마다 눈에 밟히는 첸에게 신경이 쓰인다.
김기덕 필름의 작품으로 김기덕 감독이 각본 작업에 참여했다. 김기덕 필름 작품 중에는 <피에타>(2012), <풍산개>(2011)와 통하는 부분이 특히 많다. <피에타>와는 장어라는 소재가 주는 이미지가, <풍산개>와는 경계를 넘는 이방인이라는 설정이 그렇다. 영화가 다루는 한국 내 이주민이 차별받는 상황은 더는 특별한 소재가 아니다. <메이드 인 차이나>가 독특한 것은 그러한 이야기를 장어라는 오브제로 풀어낸 점이다. 장어는 첸이 어떤 사람인가를 보여주는 생물이다. 수은의 함량 정도를 스스로 증명할 수 없는 장어처럼 한국말을 못하는 첸 역시 말보다 몸으로 자신을 증명해야 한다. 바닥에서 몸을 꿈틀거리는 장어의 모습은 첸을 비롯해 사회의 밑바닥에서 꿈틀거리면서 살아가는 이방인을 환기한다.
첸과 미의 관계를 그려나가는 방식에는 아쉬움을 남긴다. 첸과 미를 처음 만나게 하는 방식이나 이야기의 전개과정이 다소 상투적이다. 두 사람이 말이 아닌 소통을 그려나가고 있다고 해도 두 사람의 관계의 진전은 급작스럽다. 때로 김기덕 필름 작품에서 비정상성은 서사적 전략이긴 하지만, <메이드 인 차이나>에서도 효과적으로 쓰이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말보다는 다른 방식의 소통을 강조하고 있음에도 정작 중요한 부분을 직접적인 말에 기대는 조급함도 엿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