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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프렌치 스킨헤드의 운명은?

극우파 인물의 30여년 세월 그린 영화 <프랑스인> 어려움 속 개봉

<프랑스인>

<아메리칸 히스토리 X>(1998)와 <디스 이즈 잉글랜드>(2006)가 일찌감치 미국, 영국의 극우파 청년들의 삶을 다루었다면, 프랑스영화에서 이들은 단 한번도 주인공의 자리를 차지한 적이 없었다. 디아스템(본명 패트릭 아스테) 감독은 <프랑스인>(2015)으로, 소외된(?) 이들의 삶을 본격적으로 다루었다. 영화는 30년에 걸쳐 극우파 정치 모임에서 서서히 멀어져가는 주인공 마르코(알방 르누아르)의 여정을 따라가는데, 이 속에는 80년대 펑크족과 스킨헤드 사이의 격한 충돌에서부터 최근에 있었던 우파 진영 연대체인 ‘모두를 위한 시위’(LMPT)까지 프랑스 극우파 시위 역사의 중요한 순간들이 고스란히 보인다.

원래 <프랑스인>은 6월10일 전국 100여개관에서 개봉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감독은 지난 5월25일 공동 프로듀서인 마리엘 뒤구에게서 6월2일로 예정됐던 50여개의 시사회가 취소됐고 상영관도 50개가 채 안 되게 줄어들었으며, 이 숫자 또한 확실치 않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이 모든 일은 극장쪽이 극우파의 해코지를 우려해 일어난 일. 감독은 이 소식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고, 이에 수많은 블로거와 트위터들이 “파쇼가 문화를 장악한다” 등의 반응을 보이면서 감독을 지지하고 나섰다. 일간지 <리베라시옹>은 <프랑스인>이 <쥬라기 월드>와 같은 날 개봉임을 감안한다면 디아스템의 영화가 극장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다분히 경제적인 이유로 해석될 수도 있지만, 극장쪽의 자진검열일 수도 있다는 의혹을 완전히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덧붙여서 아프리카 이민 2세 유소프 포파나의 여자친구 유괴사건을 다룬 리처드 베리 감독의 <전부, 당장>(Tout, Tout de Suite, 2013)이 여전히 개봉 날짜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과 이슬람 근본주의 아래 무장 투쟁자를 다룬 니콜라 부키에프 감독의 <메이드 인 프랑스>는 아예 프로젝트 자체가 취소됐다는 사실을 환기시켰다.

<프랑스인>의 배급을 맡은 막스 디스트리뷰션쪽은 “어떠한 협박에도 <프랑스인>은 6월10일 개봉할 것이다”라고 확고한 입장을 밝혔다(6월15일 개봉 확정). 과연 프렌치 스킨헤드의 운명은 어떻게 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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