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집에 얹혀사는 백수에 연애도 휴업 중인 메건(애널리 팁턴)은 친구에게 등 떠밀려 파티에 나간다. 모처럼 나간 파티였건만, 약혼까지 했으나 바람을 피웠던 옛 남자친구가 여자친구와 함께 있는 모습을 목격하고 기분을 잡친다. 홧김에 데이팅 사이트에 가입해 알렉(마일스 텔러)을 만난 메건은 생애 첫 원 나이트 스탠드를 감행한다. 다음날 그들은 원 나이트 상대를 우습게 보는 서로에게 빈정이 상해 막말을 주고받으며 헤어지려는데, 간밤에 내린 기록적인 폭설로 갇히고 만다. 어색한 상태로 하룻밤을 함께하게 된 메건과 알렉은 솔직한 대화를 나누며 서서히 마음을 열게 된다.
온라인을 통한 원 나이트 스탠드라는 동시대적인 방법으로 만나, 폭설 탓에 어쩔 수 없이 함께 있게 되는 고전적인 방법으로 사랑을 싹틔우는 남녀의 이야기다. 영화는 알렉의 집이라는 한정적인 공간에서, 변기가 막히고 음식이 떨어지는 등 소소한 사건만으로 둘의 관계를 진전시킨다. 고립된 공간에서 대화와 스킨십은 긴장감 있고 흥미롭게 전개된다. 첫 번째 밤보다 설레는 두 번째 밤에 대한 관찰이 이어지고, 데이팅 사이트의 수상쩍은 익명 남녀에서 진솔한 개인으로 변화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가벼운 세태 속에서도 연애의 희망을 발견하게 된다. 단, 섹스에 대한 전형적인 남녀의 시각차와 조언을 서로 늘어놓는 것은 너무 뻔해서 김이 빠지는 대목. 맥스 니콜스 감독의 데뷔작으로, <위플래쉬>의 천재 드러머였던 마일스 텔러의 지질하면서도 능글맞은 연기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